두민철 기자
30년 가까이 시중은행에 귀속돼 온 법원보관금 운용수익이 앞으로는 국민을 위한 사법복지 재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국회의원(광주 광산갑) 대표 발의로「공탁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월 1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됐다. 사진 제공=박균택의원 SNS
[한국의정신문 두민철 기자]
30년 가까이 시중은행에 귀속돼 온 법원보관금 운용수익이 앞으로는 국민을 위한 사법복지 재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국회의원(광주 광산갑)이 대표 발의한 「공탁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월 1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다.
이번 개정안은 그동안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법원보관금’의 이자수익을 공적 기금으로 환원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법원보관금은 국민이 소송 과정에서 민사예납금이나 경매보증금 등으로 법원에 맡기는 현금으로, 법원 회계와는 별도로 관리되는 자금이다. 2025년 기준 평균 잔액은 약 2조 8천억 원에 달한다.
문제는 1995년 제도 시행 이후 30년간 법원보관금 운용수익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아, 이자수익 전액이 보관은행에 귀속돼 왔다는 점이다. 반면 공탁금의 경우에는 「공탁법」에 근거해 보관은행이 운용수익 일부를 ‘사법서비스진흥기금’으로 출연하고 있으며, 이 재원은 소년보호 지원사업, 민원서비스 개선사업, 사법서비스 향상사업 등에 사용돼 왔다.
같은 국민의 돈에서 발생한 수익임에도 공탁금과 법원보관금 사이에 차이가 존재했던 셈이다. 박 의원은 이를 두고 “동일하게 국민이 맡긴 자금인데도 법적 공백으로 인해 이자수익이 공적 환원 없이 시중은행의 수익으로만 남아 있었다”고 지적했다.
법원행정처 자료에 따르면 법원보관금 운용수익은 연간 약 4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실제 첨부자료에 제시된 추정치(2021~2024년 기준)를 보면 운용수익은 480억~760억 원대까지 형성돼 왔으며, 순이자마진을 반영한 포괄이윤 역시 상당한 규모를 기록했다.
이번 개정안 통과에 따라 2026년도 사법서비스진흥기금 수입계획에는 법원보관금 출연금 400억 원이 새롭게 반영됐다. 이는 기존 공탁 출연금 2,447억 원과 함께 사법서비스 재원 확충의 기반이 될 전망이다.
박 의원은 “국민이 소송 과정에서 잠시 맡긴 돈에서 발생한 수익이 국민에게 돌아가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번 개정으로 약 400억 원의 재원이 국민을 위한 사법복지에 새롭게 투입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법원보관금을 공탁금과 동일하게 출연 대상에 포함하도록 「공탁법」 제3조와 제19조를 개정했다. 아울러 부칙에 적용례와 경과조치를 명확히 규정해 법 시행의 혼선을 방지했다.
특히 법원보관금 운용수익 출연은 2025년에 발생한 수익금부터 적용하도록 했고, 기존에 대법원장의 지정을 받아 보관 업무를 수행하던 은행은 개정 규정에 따라 동일한 보관자로 인정하도록 했다.
이는 제도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다.
박 의원은 “그동안 공탁금은 공적 환원이 이뤄졌지만 법원보관금은 제도적 근거 미비로 방치돼 왔다”며 “이번 개정은 제도적 사각지대를 바로잡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경제적 약자를 위한 법률 지원과 대국민 사법서비스 개선에 실질적으로 쓰이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법안 통과로 법원보관금의 성격과 운용 체계에 대한 공적 통제가 강화되면서, 사법재정의 투명성과 공공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송 당사자들이 일시적으로 맡긴 자금에서 발생한 수익이 다시 사법서비스 개선으로 환원되는 구조가 제도화됐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30년간 관행처럼 이어져 온 이자 귀속 구조가 이번 입법으로 전환점을 맞았다. 법원보관금이라는 ‘숨은 자금’이 더 이상 금융기관의 수익원으로만 남지 않고, 사법복지 확충이라는 공적 목적을 향해 흐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번 개정은 단순한 제도 보완을 넘어 사법재정 운영 원칙을 다시 세운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