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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대한민국] 수원, 대한민국 제1호 ‘독서도시’를 선언하다 - 지방정부 최초 독서국가 참여…생활 속 독서와 ‘독서 복지’로 미래 도시를 설계하다
  • 기사등록 2026-02-01 23:4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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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호매실도서관에서 운영 중인 ‘마음치유 그림책상담소’ 수업 모습. 그림책을 매개로 장애학생들이 감정을 표현하고 마음을 돌보는 독서 치유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수원시

[한국의정신문 김미라 기자]


인공지능(AI)이 지식을 대신 정리하고 정보를 대신 찾아주는 시대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아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깊이 사고하고 질문할 수 있느냐’다. 그 출발점에 독서가 있다. 독서는 더 이상 취미나 교양의 영역이 아니다. 인간 고유의 사고력과 공감 능력, 문제 해결력을 기르는 가장 기본적인 힘이자 미래 교육의 토대다.


이런 시대적 변화 속에서 대한민국이 ‘독서국가’라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선언했고, 지방정부 가운데 가장 먼저 응답한 도시가 있다. 바로 수원특례시다.


수원시는 2026년 1월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독서국가 선포식에서 지방정부 최초로 독서국가 프로젝트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이날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독서는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는 힘을 기르는 핵심”이라며 “책을 읽는 도시를 넘어 시민 모두가 생각하고 토론하며 함께 성장하는 미래형 독서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독서를 문화 행사가 아닌 도시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정책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분명한 의지였다. 수원은 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제1호 독서도시’라는 목표를 내걸고 본격적인 정책 설계에 나섰다.


수원의 강점은 선언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미 도시 전역에는 촘촘한 독서 기반이 구축돼 있다. 20여 개 공공도서관과 300만 권이 넘는 장서, 그리고 각 동 주민센터의 새마을문고 등 생활 밀착형 독서 공간이 시민 곁을 지킨다. 굳이 먼 도서관을 찾지 않아도 동네에서 책을 빌리고 읽을 수 있는 환경, 독서가 특별한 행사가 아니라 일상의 습관이 되는 구조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도서관 네트워크처럼 작동한다.


여기에 수원시는 독서를 ‘읽는 행위’에서 ‘참여하는 문화’로 확장하고 있다. 평생학습축제와 연계한 역사·인문 독서 체험, 창작 워크숍, 시민 독서 동아리, 강연과 토론 프로그램 등 다양한 참여형 사업을 운영하며 시민들이 책을 매개로 만나고 소통하는 장을 넓혀가고 있다. 책을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누고, 토론하고, 직접 써보는 경험까지 더해지면서 독서는 생활 문화이자 공동체 활동으로 자리 잡는다.


최근에는 독서 정책이 한 단계 더 진화하고 있다. 도서관이 단순한 ‘지식 공간’을 넘어 ‘치유와 돌봄의 공간’으로 역할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호매실도서관의 ‘마음치유 그림책상담소’다. 호매실도서관은 올해 장애학생과 1인 가구 등 정서적 돌봄이 필요한 시민을 대상으로 그림책을 매개로 한 인문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장애 아동을 위한 찾아가는 인지교실, 그림책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독서교실, 성인을 위한 그림책 테라피와 독서 심리상담, 그림책 낭독 음악회까지 마련했다. 책을 통해 마음을 돌보고, 감정을 표현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독서 복지’의 새로운 모델이다.


이는 수원 독서 정책이 단순히 ‘많이 읽기’에 머물지 않고, ‘삶을 돌보는 독서’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독서는 더 이상 성적 향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시민의 마음 건강과 공동체 회복을 돕는 사회적 자산이 되고 있다.


수원시가 강조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생애주기’다. 조기독서부터 학생, 성인, 시니어까지 이어지는 전 생애 독서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이들에게는 책과 친숙해지는 습관을, 청소년에게는 사고력과 토론 능력을, 성인에게는 평생학습의 기반을, 노년층에게는 문해력과 사회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구조다. 도서관과 학교, 지역 공동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독서는 교육을 넘어 삶의 토대가 된다.


독서국가 프로젝트 최초 참여, 제1호 독서도시 선언, 탄탄한 도서관 인프라, 시민 참여 프로그램, 그리고 호매실도서관의 치유형 독서 복지까지. 이 모든 요소를 동시에 갖춘 도시가 바로 수원이다. 그래서 수원의 독서 정책은 ‘선언’이 아니라 ‘실행’이며, ‘실험’이 아니라 ‘모델’로 읽힌다.


이제 수원이 나아갈 방향도 분명하다. 조기독서부터 평생독서까지 이어지는 독서 로드맵을 제도화하고,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결합한 미래형 독서 프로그램을 확대하며, 역사·문화 자산을 활용한 수원형 인문학 콘텐츠를 강화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수원은 단순한 독서 장려 도시가 아니라, 시민 모두가 생각하고 성장하는 진정한 ‘독서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독서도시는 책을 많이 읽는 도시가 아니다. 생각하는 시민이 많은 도시다. 대한민국 제1호 독서도시를 향한 수원의 도전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 발걸음은 ‘책 읽는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가장 먼저 보여주고 있다.


독서국가 선포식에서 소개된 대한민국 제1호 독서도시 독서수원. 사진=김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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