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민철 기자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은 30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11간담회의실에서 ‘경계선지능인의 평범한 삶을 위한 생애주기별 어려움과 복지서비스 간극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 제공=국회
[한국의정신문 두민철 기자]
지능지수(IQ) 71~84 범위에 속해 장애 등록 기준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학습·고용·사회 적응 전반에서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는 이들. 이른바 ‘경계선지능인’이 생애 전반에서 반복적으로 마주하는 제도적 공백을 점검하기 위한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그동안 정책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던 경계선지능인의 삶을 공적 지원 체계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본격적인 문제 제기라는 평가다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은 30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11간담회의실에서 ‘경계선지능인의 평범한 삶을 위한 생애주기별 어려움과 복지서비스 간극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사)느린학습자시민회가 주관했으며, 학계·현장·시민사회 전문가들이 참석해 경계선지능인을 둘러싼 제도 사각지대를 다각도로 짚었다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정선영 환경국립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경계선지능인의 어려움은 특정 시기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조기 개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학습 실패와 사회적 배제가 누적되는 구조적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장애 기준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일반 교육과 복지 체계에서도 충분히 포착되지 못하는 ‘회색지대’가 생애 전반에 걸쳐 반복된다는 설명이다
이어 오경옥 이정비시립청소년센터 소장은 경계선지능 아동·청소년이 보호 종료 이후 지원이 급격히 끊기면서 개인 책임으로 전가되는 구조를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교육과 복지 어느 체계에서도 명확히 책임지지 않는 상태가 반복되고 있다”며, 특히 청소년기 이후 진로·직업·자립 단계에서 공백이 심각하다고 밝혔다
현장 토론에서는 아동복지, 지역아동센터, 종합사회복지관, 미혼모 지원 현장, 고용·자립 영역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공통된 문제를 제기했다. ▲조기 선별과 지속적 사례관리의 부재 ▲학령기 이후 지원 단절 ▲정신건강·고용·자립 영역에서의 제도 공백이 핵심 쟁점으로 꼽혔다. 참석자들은 경계선지능인을 단일 정책으로 접근하기보다,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연계 체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미화 의원은 토론회에서 “경계선지능인은 오랜 시간 제도의 경계 밖에 놓여 있었다”며 “문제는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이들을 전제로 설계되지 않은 제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계선지능인에게 필요한 것은 장애 등록 여부가 아니라 교육·돌봄·직업·주거·상담 등 생애 전반을 잇는 공적 지원의 ‘연결’”이라며, 국회 차원의 제도 개선과 입법 논의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경계선지능인을 둘러싼 정책 논의가 ‘선별적 복지’에서 ‘예방적·연속적 지원’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계선지능 문제를 조기에 인식하고 개입할 경우, 학습 실패와 사회적 고립을 예방할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투자라는 분석이다.
출산과 돌봄, 노후 일자리, 연구개발 자율성, 공공의료, 정치 대표성에 이어 경계선지능인 문제까지. 최근 국회에서 이어지는 논의는 공통된 질문을 던진다. 제도는 과연 누구를 기준으로 설계돼 왔는가. 서미화 의원이 주최한 이번 토론회는, 그 질문을 제도의 가장 얇은 경계선에서 다시 묻는 자리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