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라 기자
충남도의회 김민수 의원.
[한국의정신문 김미라 기자]
“환자 한 분이 병원에 오가며 쓰는 교통비가 생각보다 큽니다. 제도가 그 비용만 덜어줘도 삶은 달라집니다.”
회의장 단상보다 현장을 먼저 찾는 의원. 통계표보다 사람의 손을 먼저 잡는 정치인. 김민수 충청남도의회 의원을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그는 ‘얼마나 많은 예산을 썼는가’보다 ‘누가 실제로 도움을 받았는가’를 묻는다. 숫자로 성과를 말하기보다, 한 사람의 일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먼저 확인한다. 그래서 그의 조례는 회의실 책상 위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병원 대기실, 공공기관 사무실, 계약 만료를 걱정하는 노동자의 일터, 그리고 도민의 평범한 하루 속에서 답을 찾는다.
그는 늘 말한다. 정치의 역할은 숫자를 늘리는 데 있지 않고, 사람의 삶을 실제로 바꾸는 데 있다고. 제도가 단 한 사람의 일상이라도 지켜낼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의정의 존재 이유이며, 지방의회가 존재하는 가장 근본적인 가치라고 믿는다.
충남도의회 김민수 의원의 의정활동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사람’이다. 거창한 구호보다 현장의 불편을 먼저 살피고, 통계보다 당사자의 삶을 먼저 묻는다. 그의 정책이 늘 ‘생활 가까이’에 머무는 이유다.
김민수 의원의 입법은 거창한 구호보다 ‘생활의 무게’를 덜어주는 데서 출발한다. 그가 대표 발의한 「충청남도 희귀질환 관리 및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이러한 철학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 사례다.
희귀질환자들에게 병원은 치료 공간이지만, 동시에 반복되는 ‘경제적 부담’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장거리 진료를 위해 수차례 오가야 하는 교통비, 보호자가 일을 멈추고 간병에 매달려야 하는 시간과 비용, 장기 치료로 인한 소득 단절까지 환자 가족이 감당해야 할 현실은 결코 가볍지 않다. 김 의원은 바로 이 ‘보이지 않는 비용’에 주목했다.
개정안은 기존의 정보 제공이나 행정 지원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교통비와 간병비 지원을 명문화했다.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실제 가계 지출을 줄여주는 ‘체감형 복지’로 정책의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환자가 병원을 포기하지 않도록, 가족이 돌봄 때문에 생계를 포기하지 않도록 제도가 먼저 안전망이 되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희귀질환을 더 이상 개인의 불운이나 가정의 책임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공공의 영역으로 끌어올려야 비로소 ‘삶을 지키는 정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도움이 되는 한 줄의 조항이 환자 한 가정의 하루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그의 입법을 움직이는 힘이다.
노동 현안에서도 그의 시선은 일관되게 약자를 향한다. 김 의원은 충남도 산하 공공기관에서 반복되고 있는 이른바 ‘2년 회피형 계약’ 관행을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2년 미만 단기 계약을 쪼개 재계약하는 방식으로 퇴직금 지급이나 무기계약직 전환을 피하는 구조는 법의 취지를 교묘히 비껴간 편법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이 같은 관행이 근로자에게는 상시적인 고용불안과 숙련 단절을, 기관에는 업무 연속성 저하와 조직 사기 하락이라는 부작용을 남긴다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공공이 먼저 법을 피해 간다’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도민 신뢰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에 ▲‘2년 회피형 계약 금지 원칙’ 인사규정 명문화 ▲한시적 업무 범위 명확화 ▲동일 업무 반복 시 퇴직금 지급 인정 ▲기관 평가에 고용안정성 지표 반영 등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단순 비판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해법까지 설계한 것이다.
그에게 공공기관은 가장 먼저 책임을 다해야 할 ‘모범 사용자’다. 법과 원칙을 지키는 행정이야말로 도민 신뢰를 세우는 출발점이며, 지방정부가 존재하는 이유라는 확고한 신념이 담겨 있다.
김민수 충청남도의회 보건복지환경위원장이 위원들과 함께 논산 백제종합병원을 방문해 의료·복지 현장을 점검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도민 안전과 공공의료 서비스 강화를 위한 시설 운영 실태를 직접 살피며 ‘현장에서 답을 찾는 생활밀착 의정’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김민수 의원실 제공
김 의원의 정치 철학에는 독서가 깊게 배어 있다. 정책과 제도를 말하면서도 늘 ‘사람의 마음’을 먼저 언급하는 이유 역시 책에서 얻은 통찰과 무관하지 않다.
청년 시절 그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은 귀스타브 르 봉의 『군중심리』다. 1895년 출간 이후 1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심리학과 사회학, 정치학 분야에서 기본서로 평가받는 이 고전은 “대중 연구는 이 책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학계의 찬사를 받아왔다. 지그문트 프로이트를 비롯한 수많은 학자들이 이 책에서 출발해 자신의 이론을 발전시켰고, 현대 PR의 아버지 에드워드 베네이스, 프랑스의 지도자 샤를 드골, 전설적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 등 다양한 분야의 리더들이 필독서로 꼽은 책이기도 하다.
르 봉은 군중이 ‘논리’가 아니라 ‘감정’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개인은 집단 속에 들어가는 순간 이성을 잃고 분위기와 암시에 휩쓸리기 쉽고, 때로는 평소와 전혀 다른 선택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통찰은 김 의원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 그는 다수의 함성과 즉각적인 인기, 자극적인 구호에 기대는 정치가 얼마나 위험한지, 그리고 정치가 감정을 선동하는 순간 공동체가 얼마나 쉽게 왜곡될 수 있는지를 이 책을 통해 배웠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군중을 움직이는 정치’가 아니라 ‘시민을 존중하는 정치’를 선택했다. 여론의 파도에 올라타는 대신 숙고와 책임, 제도와 원칙으로 설득하는 정치. 단기적 인기보다 오래가는 정책을 만드는 정치가 지방의회의 본령이라는 신념도 이때 굳어졌다.
최근 그가 가장 많이 권하는 책은 크리스 나이바우어의 『뇌는 어떻게 나를 조정하는가』다. 이 책은 인간의 생각과 판단이 얼마나 쉽게 ‘뇌의 해석’에 속는지, 우리가 합리적이라 믿는 선택 상당수가 좌뇌의 자동화된 해석과 착각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뇌과학적으로 풀어낸다.
좌뇌는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때로는 사실과 무관한 설명으로 현실을 왜곡한다.
반면 우뇌는 직관과 전체적 감각을 통해 균형을 잡는다. 저자는 좌우뇌의 조화를 통해 마음의 고통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김 의원은 이 대목에서 큰 공감을 얻었다고 한다. 사람은 늘 이성적으로 판단한다고 믿지만, 실제 정책 현장에서는 감정과 편견, 환경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는 “정책 역시 숫자와 논리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결국 사람의 심리와 행동을 이해해야 현장에서 작동하는 제도가 된다”고 말한다. 복지 사각지대가 생기는 이유, 고용불안이 반복되는 구조,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는 배경 역시 ‘마음의 작동 방식’을 이해해야 풀 수 있다는 것이다.
두 권의 책은 서로 다른 영역을 다루지만, 그에게는 같은 메시지로 다가왔다.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면 정치도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그의 의정활동은 늘 생활을 향한다. 감정적 구호 대신 근거와 데이터, 그리고 현장의 목소리로 설득하고, 제도를 통해 실제 삶을 바꾸는 ‘생활밀착 입법’. 김민수 의원이 지향하는 정치의 모습이다.
김민수 의원이 가장 영향을 받은 책으로 귀스타브 르 봉의 『군중심리』를, 최근 시민들에게 추천하는 책으로 크리스 나이바우어의 『뇌는 어떻게 나를 조정하는가』를 꼽았다. 표지=출판사 제공
김 의원이 줄곧 강조하는 것은 ‘제도가 실제로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이다. 법과 규정은 관리나 통제를 위한 장치가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래서 그는 조례를 만들 때마다 가장 먼저 현장을 찾는다. 환자 가족이 병원비와 교통비를 어떻게 마련하는지, 계약직 노동자가 계약 만료 날짜를 앞두고 어떤 불안을 겪는지, 돌봄을 맡은 보호자가 일을 포기해야 하는 현실은 없는지부터 살핀다. 책상 위 보고서보다 당사자의 이야기가 정책의 출발점이라는 이유에서다.
입법 과정에서도 같은 원칙을 고수한다. 보여주기식 선언이나 형식적인 지원책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실제 생활비 부담이 줄어드는지, 고용이 안정되는지처럼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있어야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이를 두고 “도민이 직접 느끼는 정책이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아무리 정교해 보여도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으면 실패한 제도라는 게 그의 분명한 기준이다.
앞으로의 의정활동 역시 이 연장선에 있다. 희귀질환자와 취약계층 지원을 확대하고, 공공부문부터 고용 관행을 바로잡는 데 힘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공공기관이 법의 빈틈을 이용하는 대신 모범적인 고용 기준을 세워야 민간에도 변화가 확산될 수 있다고 보고, 인사·노동 시스템 전반을 점검하겠다는 구상이다. ‘공공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메시지다.
또한 의료·복지·돌봄 정책이 부서별로 흩어져 있는 구조도 손보겠다는 입장이다. 지원 제도가 많아도 연결되지 않으면 정작 필요한 사람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반복되기 때문이다. 그는 생애 주기에 맞춰 필요한 서비스가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체계를 만드는 데 의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게 정치의 성과는 숫자로 설명되지 않는다. 조례 몇 건을 만들었는지보다, 그 제도가 누군가의 하루를 얼마나 덜 힘들게 했는지가 더 중요하다. 도민이 “덕분에 살기 조금 나아졌다”고 말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군중의 감정을 자극하는 정치가 아니라 시민의 삶을 살피는 정치.
구호가 아니라 변화를 남기는 정치가 바로 그가 지향하는 의정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