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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영의 正心정치 1] 정치의 실패는 욕망 관리의 실패다
  • 기사등록 2026-02-05 12:10:57
  • 기사수정 2026-02-05 18: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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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I 생성 이미지

[한국의정신문 장선영 기자]


이 칼럼은 총 60편에 걸쳐 이어진다. 세계사에서 ‘축의 시대’라 불리는 시기에 등장한 네 명의 사상가, 석가모니·공자·소크라테스·예수의 질문을 오늘의 정치와 민주주의에 대입해보는 연재다. 이 글은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평가하거나 비판하기 위한 목적을 갖지 않는다. 정치가라면 반드시 갖추어야 할 마음의 기준, 권력을 다루는 태도,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윤리를 되묻는 기록이다. 정치의 위기를 제도의 문제로만 설명하기 전에, 정치인의 마음은 과연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부터 점검해보자는 제안이기도 하다.


첫 장을 석가모니로 시작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석가모니는 정치가도, 제도 설계자도 아니었지만 인간 사회의 불안과 혼란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가장 근본적으로 꿰뚫어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고통의 원인을 외부 환경이나 타인의 잘못에서 찾지 않았다. 대신 인간 마음속의 집착과 욕망을 지목했다. “모든 고통은 집착에서 비롯된다.” 이 문장은 개인의 삶을 넘어 정치의 영역에서도 유효한 통찰이다.


정치는 본질적으로 선택의 연속이다. 예산을 어디에 쓰고 무엇을 우선할 것인지, 어떤 사안을 밀어붙이고 어떤 결정을 유보할 것인지 매 순간 판단해야 한다. 이때 정치인의 마음이 공공을 향해 있을 때 선택의 기준은 비교적 분명해진다. 그러나 욕망이 개입되는 순간, 판단은 흐려진다. 더 많은 권력, 더 긴 임기, 더 큰 영향력을 향한 집착은 정치의 언어를 날카롭게 만들고 정책의 방향을 왜곡시킨다. 정치가 갈등을 조정하는 기술이 아니라 갈등을 증폭시키는 장치처럼 보일 때, 그 배경에는 대부분 통제되지 않은 욕망이 자리하고 있다.


석가모니는 욕망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다. 욕망은 인간의 본성임을 인정했다. 다만 욕망을 다스리지 못할 때 인간은 스스로를 해치게 된다고 보았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불길을 잡으려는 손은 결국 그 불에 데인다.” 정치 역시 마찬가지다. 분노를 동력으로 삼는 정치, 적대감을 정치적 자산처럼 활용하는 정치는 단기적으로는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 공동체 전체를 소진시킨다. 시민이 정치에 피로감을 느끼는 이유는 정책이 어렵기 때문이 아니라, 정치가 감정 과잉 상태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인의 욕망은 더욱 엄격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민주주의는 권력을 분산시키는 제도이지만, 동시에 권력을 맡은 개인에게 높은 자기 절제와 윤리적 기준을 요구한다. 제도가 모든 것을 자동으로 해결해줄 것이라는 믿음은 위험한 착각이다.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운용하는 사람의 마음이 먼저 바로 서 있어야 한다. 욕망을 성찰하지 않는 권력은 언제든 제도의 틈을 이용해 자신을 정당화하려 든다.


석가모니가 강조한 또 하나의 핵심은 중도다.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는 태도,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 판단, 지금 당장의 이익보다 전체의 균형을 살피는 시선이다. “줄을 너무 팽팽하게 당기면 끊어지고, 너무 느슨하면 소리가 나지 않는다.” 정치도 다르지 않다. 중도가 사라진 정치는 극단의 언어로 흐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의 삶으로 돌아온다.


정치인이 욕망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현실을 모르는 이상주의가 아니다. 오히려 정치의 지속 가능성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태도다. 내려놓지 못하는 정치는 늘 불안을 만든다. 권력을 잃을까 두려워 과도하게 반응하고, 비판을 곧바로 적으로 규정하며, 모든 사안을 정치적 계산으로만 해석하게 된다. 그 결과 정치는 시민을 설득하기보다 스스로를 방어하는 데에 에너지를 소모한다.


석가모니의 가르침은 정치인에게 이렇게 묻는다. 지금 이 결정은 공공의 필요에서 비롯된 것인가, 아니면 개인의 욕망에서 출발한 것인가. 이 질문 앞에 정직하게 서지 못하는 순간, 정치는 방향을 잃는다.


이 연재는 앞으로 공자에게서 정치의 품격을, 소크라테스에게서 질문하는 용기를, 예수에게서 권력과 섬김의 의미를 차례로 살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오늘의 대한민국 민주주의로 돌아와, 우리가 어떤 정치와 어떤 정치인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하게 될 것이다.


정치인은 완벽할 수 없다. 그러나 스스로를 성찰하지 않는 정치인은 위험하다. 욕망을 돌아보지 않는 권력은 언제든 시민을 등질 수 있다. 정치가 다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더 큰 목소리도, 더 자극적인 언어도 아니다. 한 걸음 물러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용기다.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이다.”

이 오래된 문장이 오늘의 정치인들에게 깊이 닿기를 바란다.


앞으로 이어질 [장선영의 正心정치] 60편이 정치의 기술이 아니라 정치인의 마음을 바로 세우는 기록이 되기를 기대한다.


한국의정신문 장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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