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기자
제주특별자치도의회는 12월 11일 롯데시네마 제주연동점에서 의원과 사무처 직원 등 1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제주4‧3을 배경으로 한 영화 ‘한란’을 단체 관람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한국의정신문 김현주 기자]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영화 관람을 통해 제주4‧3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공유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도의회는 12월 11일 롯데시네마 제주연동점에서 의원과 사무처 직원 등 1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제주4‧3을 배경으로 한 영화 ‘한란’을 단체 관람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도의회가 매월 추진하는 ‘공감·소통의 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이 행사는 제주 공동체가 겪어온 역사적 상처를 함께 돌아보고 기억을 공유함으로써 의회 구성원 간 공감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 특히 제주4‧3이라는 지역의 아픈 역사를 영화라는 매개를 통해 다시 마주하며, 그 의미를 현재적 관점에서 성찰하는 자리가 됐다는 평가다.
영화 「한란」은 지난 11월 26일 개봉한 독립영화로, 1948년 제주4‧3 당시 토벌대를 피해 한라산으로 숨어든 한 모녀의 생존 여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극한의 공포와 불안 속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는 인물들의 모습은, 참혹한 시대 상황 속에서도 꺼지지 않았던 인간의 생명력과 희망을 상징적으로 담아냈다. 과장된 연출보다는 절제된 서사와 인물의 감정선을 통해 당시 제주가 겪은 비극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는 이번 관람이 단순히 과거를 되짚는 데 그치지 않고, 제주4‧3의 역사적 의미를 현재와 미래로 이어가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제주4‧3은 특정 세대의 기억에 머무는 사건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가 함께 기억하고 성찰해야 할 역사라는 점에서 지속적인 교육과 공유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이번 행사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것이다.
이상봉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은 이날 행사에서 “제주4‧3은 과거의 역사로만 남겨둘 일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야 할 공동체의 기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특별자치도의회는 제주4‧3의 역사적 의미를 올바르게 계승하고, 화해와 상생의 가치를 넓혀가는 데 의회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제주4‧3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단절되지 않고 지속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도의회는 이번 행사를 통해 평화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에 대한 공감대를 내부적으로 확산시키는 동시에, 제주가 겪어온 역사적 상처와 공동체 회복의 의미를 함께 고민하는 소통의 장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의정 활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지역의 역사와 주민의 삶을 깊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의회는 그동안 제주4‧3의 진상 규명과 명예 회복, 역사 교육과 기억 계승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영화 단체 관람 역시 그 연장선에서 추진된 것으로, 향후에도 제주4‧3의 역사적 의미를 공유하고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한 문화·교육적 접근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도의회 관계자는 “제주4‧3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역사”라며 “의회 구성원 스스로가 그 의미를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도민과 함께하는 의정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감·소통의 날’ 행사는 제주4‧3을 기억하는 방식에 있어 제도와 정책을 넘어, 사람과 감정, 공동체의 기억을 잇는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시도로 기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