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기자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홍인숙 의원. 이미지=미리캔버스제작
[한국의정신문 김현주 기자]
제주도의회 더불어민주당 홍인숙 의원(제주시 아라동갑)은 ‘도정질문은 협치를 위한 제언’이라고 강조한다. 정책을 향한 날카로운 비판 속에서도 도민과 행정, 정치가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데서 의정활동의 의미를 찾는다. 체육학 박사로서 생활체육의 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에서부터, 돌봄 복지의 확장, 지역문화 보존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의정활동은 언제나 ‘삶에 닿은 정치’를 지향한다.
홍 의원의 의정 철학은 단단하고 분명하다. 아이 키우기 좋은 제주, 돌봄 공백 없는 제주, 누구나 운동할 수 있는 제주를 만들기 위한 제안들을 도정질문을 통해 꾸준히 제시하고 있다.
그녀는 맞벌이 부모의 양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조부모 돌봄수당’ 도입을 촉구했고, 수천 명의 도민이 이용하는 ‘제주가치돌봄’ 정책의 발전적 운영을 주문했다. “돌봄은 사랑이고, 돌봄은 권리”라는 철학 아래, 단순한 복지정책이 아닌 존엄한 삶을 위한 돌봄체계를 강조한다.
또한 제주도의 공공체육시설 운영의 효율화를 위한 ‘시설관리공단 설립’과 학교수영장 민간개방 논의를 주도하며, 체육복지를 행정이 책임지는 시스템으로 전환할 것을 요청해 왔다. 체육학 박사로서의 전문성과 현장 중심의 시각이 어우러진 정책제안이다.
홍인숙 의원이 삼의악오름 환경정화 및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홍인숙 의원이 정치의 길에 더욱 깊이 들어서게 된 계기에는 철학서 한 권이 자리하고 있다. 그녀는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정치 활동에 영향을 준 책으로 꼽는다.
“소크라테스는 인기 없는 진실을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그 자세야말로 오늘날 정치인에게 가장 필요한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때로 불편한 이야기를 꺼내고, 제도 밖에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려 애씁니다.”
그녀는 지역 장애인들이 셀프주유소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는 현장 의견을 정책으로 연결한 바 있다. 그 결과, 제주도 소방안전본부는 ‘비상등 표시 도움안내표지’를 전면 도입했고, 교통약자의 안전을 위한 새로운 정책적 기반이 마련됐다.
“불편함을 보고도 말하지 않으면, 정치가 아닙니다. 제겐 질문할 용기를 잃지 않게 해준 책이 『소크라테스의 변명』입니다.”
홍인숙 의원이 다른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으로 꼽은 것은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다. 그녀는 이 책을 통해 ‘무엇이 옳은가’를 묻는 데 그치지 않고,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의 가치가 실현되는 방식은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저에게 정치란 무엇인가, 정책이 지향해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 질문을 던지게 했어요. 정의는 단지 법과 제도 안에 갇혀 있는 개념이 아니라, 도민의 삶에 실제로 작동하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홍 의원은 정의를 ‘형평성 있는 분배’의 원칙에서 찾는다. 돌봄 공백으로 고통받는 맞벌이 부모와 조손가정, 공공체육시설을 이용할 수 없어 사설 시설을 전전하는 서민들, 그리고 셀프주유소에서 도움을 요청하지 못해 불편을 겪는 교통약자들, 이들은 단순한 정책 대상이 아니라, 정의가 작동해야 할 현장의 얼굴들이다.
그녀는 말한다.
“누구나 운동할 수 있고, 누구나 돌봄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것이 정의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당연한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간절한 것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 저는 그것이 정치가 해야 할 첫 번째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의는 거창하거나 추상적인 이념이 아니다. 홍 의원에게 있어 정의는 정책 하나하나에 담겨야 할 일상 속 형평성의 감각이자, 공공의 윤리를 실현하는 실천의 척도다. 단순히 예산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가장 절실한 곳에 정책이 먼저 도달하는 구조, 그것이 그녀가 꿈꾸는 정치이며 실천하고자 하는 가치다.
홍인숙 의원의 인생책 『소크라테스의 변명』과 추천책 『정의란 무엇인가』
앞으로의 의정활동 계획에 대해 묻자, 홍인숙 의원은 주저 없이 이렇게 말했다.
“제주다운 복지와 체육, 그리고 문화를 도민과 함께 다시 설계하겠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제주다움’은 단순히 지역색이나 전통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제주도민의 삶의 리듬, 공동체적 유대,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역사와 생활감각이 녹아 있는 정책의 방향성이다.
그녀는 한라산신제의 사례를 들며 제주다운 문화행정의 모델을 제시한다. 지역 전통문화의 품격 있는 계승을 위해, 단순한 행사 운영이 아니라 민간위탁 구조의 정비, 예산의 안정적 확보, 산천단 일대의 문화공간화 등을 골자로 하는 지속가능한 축제 구조를 제안하고 있다. 단순히 ‘아라동 행사’가 아닌, 도 전체가 함께 참여하고 기억할 수 있는 공동의 문화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제주다운 체육이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생활체육 인프라를 의미한다. 그는 학교 수영장을 민간에 개방하는 논의가 수년째 지지부진한 현실을 비판하면서, “행정과 교육청, 학교, 읍면동이 제각기 떠안고 있는 체육시설 관리 책임을 통합해 전문성과 효율성을 확보할 때”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시설관리공단 설립이라는 구조적 해법도 제시해왔다.
“제주는 특수한 섬지역입니다. 정책도 그 특수성을 반영해야 합니다. 도민의 삶을 가장 가까이에서 들여다보고, 실질적인 해법을 찾는 정치는 도민의 손과 발, 생활의 언어를 이해할 때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홍 의원이 그리는 앞으로의 정치는 ‘정책 공급자 중심’이 아닌, 도민 참여형 설계 구조다. 즉, 행정이 주도하고 도민이 따라오는 방식이 아니라, 도민의 생활 속 필요와 제안을 정책 기획 초기부터 반영하는 ‘참여형 거버넌스’를 통해 진정한 제주다운 정책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그녀는 제주다움을 설계하는 이야기에 이렇게 덧붙인다.
“행정과 현장, 도민이 함께 설계하는 것이 진짜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제주다운 것이 무엇인지, 도민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찾아가겠습니다. 변화는 위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늘 현장과 사람 속에서 시작됩니다.”
늘 현장을 찾고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 달려가는 홍인숙 의원.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정치는 생활이고, 질문이고, 함께 만드는 것”
홍인숙 의원의 정치는 화려하거나 복잡하지 않다. 일상의 작은 불편, 사각지대의 침묵, 놓치기 쉬운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것을 공론장으로 끌어내는 것. 그녀는 그 과정 자체를 정치라고 믿는다.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돌봄,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체육시설, 지역문화가 잊히지 않고 이어지는 구조, 그녀가 만들어가고자 하는 정치는 도민의 삶에 실제로 닿아야 하며, 누구도 소외되지 않아야 한다는 신념에서 출발한다.
질문하고, 경청하고, 실현하려는 의지. 그것이 홍인숙 의원이 걸어온 의정의 길이고, 앞으로도 걸어갈 방향이다.
그리고 그녀는 오늘도 도민의 이름으로 다시 외친다.
“제주를 위해, 요이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