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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선택 6·3] ③ 감정 아닌 가치로- 정당보다 중요한 나의 삶의 기준
  • 기사등록 2025-04-29 17:45:49
  • 기사수정 2025-05-13 15: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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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정신문 김현주 기자]


대한민국은 유난히 진영 정치의 피로도가 높은 사회다. 정당을 둘러싼 호불호는 이념적 신념을 넘어, 거의 정체성 수준으로 작동한다. 그러나 선거는 팬심의 문제가 아니다. 냉정하게 말해, 정당보다 중요한 것은 유권자의 삶이다.


6월 3일 조기대선을 앞두고 우리는 다시금 ‘선택의 기준’을 묻고 있다. 그 기준은 더 이상 정당 이름이나 인물 이미지에 기대서는 안 된다. 감정이 아닌 가치, 진영이 아닌 정책, 소속이 아닌 실질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정당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정당은 정치적 가치와 정책 방향을 공유하는 집단이다. 그러나 그 정당이 지금도 같은 가치와 방향을 지키고 있는가는 별개의 문제다.


정당은 시대 변화에 따라 달라지고, 내부 권력 구조나 후보 구성에 따라 정책이 좌우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단지 ‘오랫동안 지지해 왔으니’ 혹은 ‘이 정당은 원래 이런 이미지니까’라는 이유만으로 표를 던지는 것은 위험하다.


정당은 수단일 뿐, 유권자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과 실행력’이 그 정당의 진짜 평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감정은 정치를 흐리고, 가치는 판단을 분명하게 한다


선거철이 되면 정치인은 유권자의 감정을 자극하는 데 집중한다. 분노를 부추기고, 두려움을 자극하고, 기대감을 극대화한다.


하지만 감정에 따라 투표하면 선거 후에 후회할 가능성이 크다. 정책의 내용이 아닌, 상대 후보에 대한 반감이나 분노 때문에 내 선택이 결정된다면, 그 결과는 냉정하게 말해 타인의 잘못이 아니라 나의 책임이다.


반면, 자신의 삶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중심에 두면 선택은 한층 분명해진다.
예를 들어 청년이라면 일자리와 주거정책, 부모라면 교육과 돌봄 정책, 은퇴세대라면 노후 복지와 건강 정책을 우선 살펴야 한다. 내가 바꾸고 싶은 삶의 문제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것, 그것이 진짜 투표 기준의 시작이다.



‘나의 기준표’를 만들어보자


그 시작은 ‘나의 기준표’를 만들어보는 것이다. 내가 바꾸고 싶은 삶의 문제, 불편함을 느끼는 사회 구조, 앞으로 더 나아지길 바라는 영역을 떠올려보자.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질문이 도움이 된다.


  • ▲ 지금 가장 걱정되는 것은 무엇인가? (예: 자녀 교육, 노후 준비, 집값, 일자리)

  • ▲ 어떤 문제에서 가장 큰 불공정을 느끼는가? (예: 기회 격차, 젠더 갈등, 지역 차별)

  • ▲ 정책이 바뀐다면 내 삶에서 실제로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분야는 어디인가?


이 질문을 통해 3~5개의 핵심 가치 키워드를 도출해보자.
예를 들면 ‘교육 기회의 평등’, ‘안정된 일자리’, ‘육아 부담 완화’, ‘기후 위기 대응’, ‘정치적 책임성’ 등이다. 이후 각 후보의 공약을 해당 키워드 중심으로 정리하면, 감성적 호감이나 정당 이미지가 아닌 실질적 정책 내용 중심의 비교 평가가 가능해진다.


정당 중심의 정치를 넘어, 삶 중심의 정치를 요구하는 유권자가 많아질수록, 정치의 수준은 높아진다. 정치인은 말로 움직이지만, 유권자는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투표는 단순히 지지의 표현이 아니라, 나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선언하는 행위다.



정당이 아니라, 방향을 보라


정당은 때때로 실망을 주고, 후보는 결코 완벽하지 않다. 정치권의 잦은 당적 변경, 내부 분열, 공천 갈등 등을 지켜보며 “정치가 다 거기서 거기”라는 냉소가 고개를 든다. 그러나 이 냉소는 위험하다. ‘모두 다 똑같다’는 말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말과 같다.


모든 후보가 같지 않듯, 모든 정당이 같은 길을 가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상황에서 어떤 방향으로 가려는가다. 그 후보가 속한 정당의 과거보다, 지금 이 시점에서 국민에게 무엇을 제안하고, 어떤 방식으로 실행하려는지를 봐야 한다.


가령 같은 경제정책이라도 포퓰리즘에 기대어 인기만을 노리는가, 아니면 중장기적인 구조 개혁을 담보하려는가에 따라 그 방향성은 전혀 달라진다. 세금 인하를 말하면서도 복지 축소는 회피하는가? 청년 지원을 말하지만 재원 마련 계획은 없는가? 그들이 제시하는 방향의 진정성과 실천 계획이 판단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정치는 결국 집단의 선택이 쌓여 형성된 결과다. 유권자가 정당의 간판만 보며 선택한다면, 정치인은 간판에만 신경 쓸 것이다. 반면 유권자가 정책의 방향, 실행의 진정성, 태도의 일관성을 보고 판단한다면, 정치인은 결국 그 기준에 맞춰 성장하게 된다.


정치인은 유권자의 수준만큼 성장한다. 우리가 감정이 아닌 가치로, 이미지가 아닌 정책으로 판단한다면, 정치도 그 기준을 따라 진화할 것이다.



한 표는 지지의 표현이자, 기준의 선언이다.


정당의 색깔보다, 나의 가치가 중요하다.
6월 3일, 감정이 아닌 나의 삶을 기준으로 투표할 때다.
그것이 유권자의 주권이고, 이 나라의 방향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시작이다.


한국의정신문 김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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