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기자
서울 동작구 제3선거구(상도1동, 사당3·4·5동)를 지역구로 둔 곽향기 서울시의원. 사진=서울시의회
[한국의정신문 김현주 기자]
서울 동작구 제3선거구(상도1동, 사당3·4·5동)를 지역구로 둔 곽향기 서울시의원(국민의힘)은 흔히 말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인물이지만, 그의 정치 행보는 지극히 생활밀착형이다. 법조인의 전문성과 지역민의 삶을 마주한 현장의 시선을 동시에 갖춘 그는, 의정 활동을 통해 “시민의 삶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꾸준히 답을 찾아가는 중이다.
변호사시험 3회 출신으로, 로스쿨을 졸업한 뒤 서초동 로펌에서 일하던 시절부터 곽 의원은 국선변호사, 마을변호사, 철거현장 인권지킴이, 여성변호사회 이사로 활동하며 다양한 사회문제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왔다. 그러던 중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했고, 이후 지역구를 맡은 지금까지도 ‘발로 뛰는 현장 정치’에 집중하고 있다.
“정치는 결국 사람의 삶을 바꾸는 일이어야 합니다.”
곽향기 의원은 이 말을 조용히 내뱉었지만, 그 안에 담긴 울림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그는 정치가 표를 얻는 기술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고단한 삶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일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가는 분들에게 정치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의정활동을 하며 더 절실히 느꼈어요. 도로 하나가 정비되지 않아 휠체어를 돌려야 하는 어르신, 보육시설이 부족해 직장을 포기해야 하는 젊은 엄마, 전세사기로 평생 모은 돈을 잃고 삶의 기반까지 흔들리는 청년들…. 그분들의 고통을 직접 마주할 때마다 ‘정치가 정말 삶을 바꿔야 할 이유’를 잊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그는 조례 하나를 만들 때에도, 예산 한 줄을 심의할 때에도 ‘이게 누구에게 어떻게 가 닿을까’를 먼저 생각한다. 법과 제도에 익숙한 변호사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라고 그는 강조한다.
“정치는 ‘높은 곳’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이들의 눈높이에서 시작되어야 해요. 그래서 저는 늘 현장을 찾고, 이야기를 듣고, 필요한 제도를 고민합니다. 그 과정이 바로 사람의 삶을 바꾸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곽 의원은 자치단체 의원으로서의 경험이 변호사 업무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조례 제·개정, 예산심의 등에서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 많기 때문이다. 반대로 정당 활동과 민원 대응, 지역 네트워크 형성 등 새로운 배움도 많았다고 그는 덧붙인다.
“정치와 법조는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역이에요. 정치가 법을 현실에 맞게 다듬고, 법은 정치를 제대로 견인할 수 있도록 기준을 세워야 하죠.”
곽 의원의 의정 활동은 단순한 제안과 비판을 넘어서, 현장의 문제를 제도적으로 풀어내는 실행력에서 빛을 발한다. 그 노력은 공식적인 평가로도 이어졌다. 2025년 6월, 곽 의원은 ‘제15회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우수의정대상’을 수상했다. ‘변호사 시의원’이라는 애칭답게 그는 서울시의 복잡한 법제와 행정 시스템 속에서도 조례 제·개정, 예산 심의, 정책 제안 등에서 전문성과 통찰력을 발휘해 왔다.
특히 서울시 환경수자원위원회와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에서 활동하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조례 개정과 정책 기반 마련에 앞장섰다. 단순히 문제를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행 가능한 대안을 제시해 서울시 환경 행정의 방향을 실질적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같은 해 10월, 그는 ‘제17회 대한민국 자치대상’에서도 광역의회 복지대상을 수상하며 또 한 번 주목을 받았다. 교통, 복지, 교육 등 생활 밀착형 분야에서 주민의 목소리를 직접 반영한 의정활동을 꾸준히 이어온 점이 높게 평가됐다. 주민 민원을 토대로 제도를 개선하고, 시민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가 닿도록 하는 그의 행보는 단순한 정치적 행위가 아닌 '책임 있는 실천'으로 받아들여졌다.
곽향기 의원은 2024년 ‘제15회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우수의정대상’과 ‘제17회 대한민국 자치대상’에서도 광역의회 복지대상을 수상했다.
곽 의원은 수상 이후에도 “의정활동의 중심은 언제나 시민이어야 한다”며, “더 많은 현안을 발로 뛰며 해결해 나가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이처럼 그의 연이은 수상은 ‘사람 중심의 정치를 실제로 구현해온 결과’였고, 앞으로의 행보 역시 그 철학 위에 놓여 있다.
최근 곽 의원이 주목받은 이슈는 ‘동작구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활동이다. 청년과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총 76명의 세입자가 약 66억 원의 피해를 입은 이 사건에 대해, 곽 의원은 지난 3월 피해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법적 조치와 제도 보완책 마련을 약속했다. 임대인의 조직적 기만 행위와 파산 악용에 대해 그는 강하게 비판하며, 서울시 차원의 후속 대책을 준비 중이다.
“사람이 평범한 일상을 잃게 되는 순간, 국가는 반드시 그 곁에 있어야 합니다. 특히 청년과 서민 주거 안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전세사기피해자 간담회에 참석한 곽향기 의원(왼쪽)과 이희원 의원(오른쪽). 사진=서울시의회
그의 인생관과 정치 철학은 젊은 시절 읽은 책 한 권에서 출발했다. 바로 레프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다. 이 작품은 인간이 진정으로 살아가는 이유와 사랑의 본질을 탐구한다.
“그 책을 읽고 ‘사람을 위한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톨스토이는 인간의 삶에 필요한 것이 단순한 물질이나 계산이 아니라, 결국 사랑과 공감, 그리고 서로를 향한 책임감이라고 말하잖아요. 그 메시지가 제 안에 깊이 남았고, 결국 제가 법을 공부하고 정치를 시작하게 된 뿌리가 됐어요.”
곽 의원은 ‘정책이란 수치로 측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누구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신념을 갖게 된 계기도 이 책에서 비롯되었다고 강조한다. 그에게 정치는 누군가의 고통을 덜어주고, 희망을 건네는 도구여야만 한다.
최근 곽 의원이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책은 모건 하우절의 『불변의 법칙』이다. 경제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저자는 인간의 행동 양식과 선택의 본질을 23가지 이야기로 풀어내며, 삶과 조직, 그리고 사회 전반에 작용하는 '보이지 않는 원칙'에 대해 성찰하게 만든다.
“『불변의 법칙』은 정책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정말 유익한 책이에요. 눈앞의 숫자와 흐름에 휘둘리기 쉬운 요즘, 결국 변하지 않는 가치와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일깨워줬죠. 정치도 마찬가지예요. 인기보다 신뢰,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게 됐습니다.”
곽향기 의원은 이처럼 한 권의 책에서 삶의 중심을 찾고, 또 다른 책에서 실천의 기준을 발견한다. 그녀에게 책은 단순한 지식의 저장소가 아니라, 방향을 잃지 않도록 지켜주는 나침반과도 같다. 그리고 그 나침반은, 오늘도 그를 ‘사람을 위한 정치’라는 길 위에 서 있게 만든다.
곽향기 의원의 인생책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와 추천책 『불변의 법칙』
곽향기 의원의 하루는 바쁘다. 수많은 민원, 정책 검토, 현장 방문, 회의 등으로 빽빽한 일정이 이어진다. 하지만 그는 그 바쁨 속에서 보람을 찾는다.
“정치는 말이 아니라 책임입니다. 당장 변화가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꾸준히 옳은 방향으로 걸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그는 더욱 시민 중심의 정책 개발과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사회적 약자 보호와 주거 안정, 공정한 예산 심의, 청년층과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복지에 더 큰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작은 변화가 큰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주민들의 삶과 맞닿은 의정 활동을 이어가겠습니다. 정치는 결국 사람의 얼굴을 닮아야 하니까요.”
곽향기 의원의 정치 여정은 아직 진행 중이다. 그리고 그 길의 출발점엔 늘 ‘사람’이라는 단어가 놓여 있다.
꾸준히 옳은 방향으로 걸어가는 정치를 하고 싶다는 곽향기 의원. 사진=서울시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