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을호 한국의정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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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을호 한국의정신문 발행인]
정치인의 가장 중요한 도구 중 하나는 '말하기'다.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국민과 소통하고 정책을 설득하며 비전을 제시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핵심적인 수단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미디어와 SNS의 발달로 스피치 능력이 곧 정치적 성공을 가늠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스피치의 중요성은 민주주의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 정치인은 국민의 대표로서 신뢰를 얻고, 민주적 가치를 실현하며, 공동체의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그들의 말하기다. 정치인의 스피치는 개인의 역량을 넘어 국가와 공동체의 운명을 좌우한다.
민주주의는 소통과 공감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지도자는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정책으로 구현하며, 다시 국민에게 설명하는 순환 구조 속에서 존재한다. 이 과정에서 스피치는 단순한 의사소통을 넘어 민주주의의 작동 원리 자체를 뒷받침하는 기초로 작용한다.
첫째, 스피치는 국민의 신뢰를 형성한다. 명확하고 진정성 있는 언어는 국민에게 안정감을 주며, 정치적 신뢰를 쌓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반대로 애매하거나 모순된 발언은 국민의 불신과 불안을 키운다.
둘째, 스피치는 정책 설득의 도구다. 복잡한 정책을 국민이 이해하고 지지할 수 있도록 단순화하고 전달하는 것이 정치인의 과제다. 제대로 된 스피치가 없다면 아무리 훌륭한 정책이라도 대중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
훌륭한 리더는 뛰어난 스피치 능력을 갖추고 있다. 말하기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행위를 넘어 지도자의 가치와 비전을 드러내는 창구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 스피치의 중요성은 극대화된다. 국민이 불안할 때 설득력 있는 메시지는 혼란을 잠재우고,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는 힘이 된다.
예컨대 존 F. 케네디의 연설은 미국 국민에게 자부심과 희망을 심어주었다. 지도자의 말은 단순한 수사를 넘어 국민의 정서와 정책 방향을 아우르는 종합적 메시지로 기능한다. 훌륭한 스피치는 곧 지도자의 리더십 그 자체다.
반면, 스피치의 중요성을 간과하거나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한 정치인은 국민의 신뢰를 잃는다. 잘못된 발언은 정치적 지지를 무너뜨릴 뿐 아니라 정책 실행에도 큰 걸림돌이 된다. 정치인의 언어는 그들의 이미지와 직결되며, 부주의한 발언 하나로도 여론의 비판을 피할 수 없다.
21세기는 소통의 시대다. 정치인의 스피치도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진화해야 한다. 데이터 기반의 메시지 설계, 짧고 명확한 전달, 그리고 국민의 감정을 움직이는 공감 능력이 필수다. 특히 SNS를 통한 짧고 강렬한 메시지는 현대 정치에서 점점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정치인의 스피치는 단순히 개인적 역량의 표현을 넘어 민주주의와 국민 소통의 필수적 도구다. 말하기는 정치인의 리더십을 비추는 창과도 같다. 국민의 신뢰를 얻고 진심을 담아 메시지를 전달하는 정치인만이 민주주의의 가치를 온전히 실현할 수 있다. 정치인의 말하기가 보다 진지하고 책임감 있게 다듬어지길 기대한다.
김을호 한국의정신문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