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기자
서울특별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이용균 의원이 최근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시의 「남산 야외숲박물관 조성사업」이 본래의 복원 취지를 벗어나 개발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사진=서울시의회
[한국의정신문 김현주 기자]
서울특별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이용균 의원(더불어민주당, 강북구 제3선거구)은 최근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시의 「남산 야외숲박물관 조성사업」이 본래의 복원 취지를 벗어나 개발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남산의 참모습을 되찾는다면서 오히려 훼손하고 있다”며 “이는 복원이 아니라 개발이며, 사업 추진 과정 전반에 걸쳐 행정의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2025년도 정원도시국 행정사무감사에서 당초 단일사업(65억 원)으로 기획된 「남산 야외숲박물관 조성사업」이 ‘한국숲정원(31억 원)’, ‘남산하늘숲길(39억 원)’, ‘생태보전사업(10억 원)’ 등 3개 사업으로 인위적으로 분리 추진되면서 총 81억 원으로 예산이 25% 늘어난 점을 지적했다.
그는 “서울시가 사업을 쪼개어 투자심사를 회피한 것 아니냐”며 “행정 효율성은 떨어지고, 예산 낭비는 커졌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동일한 용역업체가 ‘남산 야외숲박물관’ 기본계획을 수행한 뒤, 분리된 ‘한국숲정원’과 ‘남산하늘숲길’의 기본·실시설계까지 연이어 수주한 사실을 밝혀냈다.
그는 “기본계획 보고서에 이미 두 사업의 설계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며 “같은 내용을 두 번 설계한 셈으로, 이는 세 사업이 사실상 하나의 통합사업이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중복 용역은 행정의 투명성을 해치고, 설계비의 불필요한 반복 지출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남산하늘숲길’의 경우, 당초 남산도서관에서 남산야외식물원까지 이어지는 스카이워크 형태로 계획됐지만, 실제 사업에서는 구간이 절반 가까이 축소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사비는 오히려 31억 원에서 39억 원으로 26%나 증가했다.
이 의원은 “길이는 짧아지고 예산은 늘어난 모순적 구조”라며 “예산 산정의 근거가 불투명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또 “기본계획에서 500×500mm로 설계된 하늘숲길 구조물의 기초 콘크리트가 실제 시공에서는 300×300mm로 40% 축소됐다”며 “안전성 검토 없이 변경된 것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민 이용이 많은 남산 일대의 시설인 만큼, 구조적 안정성 검토 없이 축소된 설계 변경은 반드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장 점검에서도 문제는 드러났다. ‘무장애 숲길’이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급경사 구간이 많아 장애인 접근성이 떨어졌으며, 데크 설치 과정에서 수목이 대거 훼손됐다.
이 의원은 “남산 순환로와 인접한 구간에 또 다른 데크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며 “생태보전을 명분으로 한 개발이 오히려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남산은 이미 둘레길, 자락길, 성곽길 등 충분한 탐방로를 갖추고 있다”며 “시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새로운 길이 아니라 훼손된 숲의 복원”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남산하늘숲길은 복원이 아니라 개발이며, 사업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투자심사 회피, 용역 중복, 설계 변경 등 문제점들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그는 “남산의 참모습을 지키는 길은 새로운 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훼손된 숲을 되살리는 것”이라며 서울시의 생태·문화 행정 방향 전환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