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라 기자
박두화 제주특별자치도의원이 제주 문화유산의 창의적 재해석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좌장을 맡아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한국의정신문 김미라 기자]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박두화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0월 24일, 제주의 전통문화와 무형유산을 현대 콘텐츠 산업과 접목해 그 활용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논의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보존’의 차원을 넘어, 제주의 문화유산을 미래세대가 향유할 수 있는 창의적 콘텐츠 자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박두화 의원은 좌장을 맡아 “제주의 무형유산을 단순히 기록과 보존의 대상이 아닌, 새로운 문화산업의 원천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오늘 논의의 핵심은 ‘어떻게’의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유산의 본질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콘텐츠로서 재탄생시킬 수 있는 창조적 기준과 방법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학계와 문화예술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다양한 관점에서 제주 문화유산의 콘텐츠화 전략을 제시했다. 허용호 교수는 전통문화를 공연예술로 재해석한 국내외 사례를 소개하며, “무형유산은 무대 위에서 새로운 생명력을 얻을 때 대중과의 소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형근 교수는 유네스코의 문화유산 정책 변화와 국제사회의 흐름을 분석하며, “한국의 문화유산 정책이 ‘보존 중심’에서 ‘활용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이현정 교수는 제주에서 제작된 콘텐츠 ‘폭싹 속았수다’ 사례를 통해 전통과 상업 콘텐츠의 결합이 지닌 파급력과 현실적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그는 “지역 고유의 정서와 이야기가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이 될 수 있다”며, “다만 상업화 과정에서 지역 공동체의 정체성과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에서는 제주 문화유산을 단순 관광자원으로 소비하지 않기 위한 윤리적 기준 마련, 그리고 공동체 문화와 창작 산업 간의 균형적 관계 설정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참석자들은 “무형유산은 아직도 공동체 속에서 살아 있는 문화”라며, “이를 상품으로만 접근할 경우 본래의 가치가 왜곡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케데헌’과 ‘이그나이트 페스타’ 사례가 소개되며, 제주 전통문화가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할 수 있는 가능성과 동시에, 지역 창작자들이 실제 콘텐츠 시장에서 느끼는 현실적 제약도 함께 논의됐다. 토론자들은 “지속가능한 문화콘텐츠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예술가, 지역사회, 행정이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두화 의원은 “제주의 해녀문화, 무속신앙, 전통예술 등은 단순한 지역의 유산이 아니라, 인류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문화적 자산”이라며 “이러한 무형유산을 현대의 기술과 예술, 산업과 결합할 때 새로운 부가가치가 창출된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의 문화유산을 무대예술, 공연, 영상 등으로 발전시켜 미래세대가 경험하고 배우는 콘텐츠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미나는 “제주 문화유산의 콘텐츠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결론으로 마무리되었다. 참석자들은 “유산의 본질을 지키면서도 시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할 수 있는 균형감각과 창의성이 앞으로의 문화정책 핵심이 될 것”이라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박 의원은 마무리 발언에서 “제주는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적 문화섬이지만, 그 가치를 스스로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산업적으로 확장할 때 진정한 문화자치가 완성된다”며 “도의회에서도 관련 조례와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문화유산의 지속가능한 활용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제주 문화유산의 미래 가치를 재정립하고, 문화예술과 산업이 공존하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의미 있는 자리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