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영
사진제공=EBS 한국교육방송공사
[한국의정신문 장선영 기자]
고교학점제와 내신 5등급제 전면 시행 첫해를 맞은 2025년, 대한민국의 교실은 어느 때보다 숨 막힌다. 오는 10월 27일(월) 밤 9시 55분 EBS1에서 방영되는 EBS 다큐프라임 <공부불안: 왜 공부할수록 불안한가?> 3부 ‘한 번의 실패도 허용하지 않는 학교’는, 교육정책 변화 속에서 고1 학생들이 겪는 극심한 불안과 자퇴 고민의 현실을 통해 현행 제도의 공공적 점검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번 다큐는 국어강사 윤혜정, 수학강사 정승제, 배우 봉태규가 함께 참여해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히 전달한다. 그들은 교사, 학부모, 학생의 시선에서 변화된 제도의 명암을 동시에 조명하며, “제도 개편이 학생의 행복권과 학습권을 보장하고 있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진로에 맞는 과목 선택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이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선택의 자유’보다 ‘성적 경쟁’이 더 커졌다. 내신 5등급제 시행으로 “1등급이 아니면 대학 진학이 어렵다”는 불안감이 확산되며, 일부 학생들은 자퇴 후 재입학을 고민하는 극단적인 선택에 내몰리고 있다.
교육 당국의 의도와 달리, 제도 변화가 오히려 청소년들의 심리적 압박을 가중시키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학군지에서는 자퇴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교육 격차 심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내신 성적의 40%를 차지하는 수행평가는 학생들의 일상까지 잠식하고 있다. 한 학기 평균 18개 이상의 수행평가를 치르며, 중간·기말고사 준비와 병행하는 이중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EBS 취재팀은 한 명문고 학생의 어머니가 “딸이 장례식장에서 상복을 입은 채 수행평가 과제를 마쳤다”고 전한 사례를 공개했다. 이처럼 과도한 평가 체계가 학생들의 학습권을 넘어 ‘삶의 질’을 위협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22년차 교사이자 국어강사인 윤혜정은 “지금의 아이들은 경쟁보다 불안을 먼저 배우고 있다”며 “교육의 목적이 ‘성취’가 아니라 ‘성장’이 될 수 있도록 국가적 안전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책 변화가 제도의 효율성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학습자 중심의 심리적 안정과 회복탄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학교별 수행평가 기준의 표준화 ▲심리 상담 및 학습코칭 지원 확대 ▲자퇴·전학 학생을 위한 대안 교육 체계 구축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교육정책은 제도의 완성보다 ‘아이들의 숨 쉴 공간’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현장에서 힘을 얻고 있다.
EBS <다큐프라임 – 공부불안> 3부 ‘한 번의 실패도 허용하지 않는 학교’는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공론장으로 이끌며, 우리 교육이 향해야 할 방향을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