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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ON] 한·일 국방장관 10년 만의 회담…“한반도 비핵화·첨단 안보협력 공감대”
  • 기사등록 2025-09-08 22:4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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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 대한민국 국방부장관(왼쪽)과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대신. 사진=국방부 제공

[한국의정신문 김미라 기자]


한국과 일본이 10년 만에 국방장관 회담을 열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공조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는 한편, 미래지향적 협력 확대를 위해 인적교류와 첨단기술 분야 협력도 적극 모색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8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대신이 서울안보대화를 계기로 국방장관회담을 개최하고 공동 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일본 방위대신이 한국을 공식 방문한 자리로,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이라는 해에 이뤄져 더욱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 장관은 먼저 이번 회담이 지난달 23일 한일 정상회담의 연장선에서 성사되었음을 강조했다. 당시 양국 정상은 급변하는 역내 전략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기로 합의했으며, 이에 발맞춰 국방 당국 간에도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나가기로 한 것이다.


특히 올해는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는 해로, 과거사와 안보 현안을 둘러싼 갈등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새로운 협력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국방부 관계자는 “10년 만에 이뤄진 일본 방위대신의 방한은 단순한 의례적 교류가 아닌, 양국이 안보 협력의 실질적 진전을 도모하는 중요한 계기”라고 설명했다.


안규백 장관과 나카타니 대신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아울러 북한의 지속적인 핵·미사일 개발은 한반도뿐 아니라 역내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며, 이를 억제하기 위한 한미일 공조를 긴밀히 이어가기로 했다.


양국은 또한 최근 심화되고 있는 북·러 간 군사협력에 대해서도 우려를 공유했다. 북러 협력이 단순한 군사 교류를 넘어 전략적 연대로 확대될 경우, 동북아 안보 지형에 중대한 도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한일 양국은 미국과 함께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양 장관은 국방협력의 토대를 넓히기 위해 인적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오는 11월 일본에서 개최되는 자위대 음악축제에 한국 군악대가 참가하는 것을 환영하며, 양국 군 간 문화·예술적 소통을 통한 신뢰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군사적 긴장 국면 속에서도 상호 이해와 우호를 확장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된다.


또한 양 장관은 앞으로 정례적 국방장관 회담과 상호 방문을 추진하고, 실무 차원의 교류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통해 국방 당국 간 소통의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고, 신속하고 효과적인 협의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번 회담의 또 다른 성과는 첨단기술 협력에 대한 양국의 공감대 형성이다. 양 장관은 인공지능(AI), 무인체계, 우주 등 새로운 안보 영역에서의 협력 가능성을 탐색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미래 전장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양국이 상호 호혜적 파트너십을 구축해 안보 역량을 제고하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특히 AI와 무인체계 분야는 이미 각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차세대 국방기술 영역으로, 한일 간 협력이 실현된다면 군사적 효율성과 기술적 시너지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 장관은 이번 회담을 통해 한일 국방협력 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동북아 안보와 국제 평화에 기여하는 길임을 재확인했다. 안 장관은 “급변하는 안보 환경 속에서 한일 양국이 전략적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으며, 나카타니 대신 역시 “양국의 협력이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단순히 의례적인 만남을 넘어 실질적 안보 협력의 문을 열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국제정치학자 이 모 교수는 “북러 협력, 중국의 군사적 부상 등으로 안보 환경이 불확실해지는 상황에서 한일 간 국방 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앞으로 실질적 협력 성과가 도출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한일 국방장관 회담은 지난 10년간 단절됐던 양국 국방대화의 복원을 넘어, 미래지향적 협력의 가능성을 열어젖힌 계기가 되었다. 비핵화 의지 확인, 북러 협력 견제, 인적교류 확대, 첨단기술 협력 모색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합의는 한일 관계가 안보 동맹적 성격으로 심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일 양국이 이번 회담을 기점으로 얼마나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협력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나아가 동북아 안정과 평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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