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라 기자
5000톤급의 해양경찰 독도경비함 삼봉호가 강릉시 안인항 화력발전소 내 하역부두에서 생활용수를 소방차에 공급하고 있다. 사진=행정안전부
[한국의정신문 김미라 기자]
강원도 강릉시가 기록적인 가뭄으로 물 부족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정부가 관계기관과 협력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8월 30일 가뭄 재난사태를 선포한 뒤 즉시 ‘강릉 가뭄 대응 현장지원반’을 꾸려 본격적인 지원 체계를 가동했다고 5일 밝혔다.
현장지원반은 9월 1일부터 강릉시청에 상주하며 가뭄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있으며, 유관기관 간 협업을 통해 신속한 급수 지원과 장비 투입을 총괄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피해 최소화와 주민 생활 안정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가뭄 피해가 심화됨에 따라 전국의 인력과 장비가 강릉으로 속속 집결했다. 소방청은 지난달 30일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 전국에서 소방차 71대를 긴급 투입해 생활용수 공급에 나섰다.
해양경찰청 역시 5000톤급 독도경비함 삼봉호를 투입, 강릉 안인항 화력발전소 부두를 거점으로 소방차에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국방부는 4일부터 군 장병 800여 명과 물탱크 차량 400여 대를 동원해 인근 하천에서 취수한 물을 강릉의 주 수원지인 오봉저수지로 옮기는 작업을 지원 중이다.
이와 함께 국토교통부는 급수 차량의 도로 통행료를 면제했고, 경찰청은 주요 도로 교통 통제를 통해 운송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지원하고 있다. 산림청은 산불진화차량과 응급 저수조를 제공해 용수 확보를 돕는 등 각 기관이 보유한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다.
지자체와 민간의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 화성시, 인천시, 대구시 등은 지속적으로 병물과 급수차를 지원해 부족한 생활용수 확보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정부는 인근 저수지와 남대천 용수를 활용하기 위한 설비를 추가 설치하고, 농어촌공사·환경부 등과 협력해 공공 관정 개발 및 해수 활용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2일부터는 전국재해구호협회,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전 국민 대상 긴급 모금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6만 병의 생수를 강릉 시민에게 우선 공급한 바 있으며, 기업·시민단체 등 민간에서도 물 나눔 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강릉시는 현재 247만 병의 생수를 비축해 사회복지시설 등 취약계층 기관에 우선 배부했으며, 순차적으로 일반 시민에게도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정부는 강릉의 가뭄 극복을 위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다”며 “국민들께서도 물 나눔 운동에 적극 동참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번 정부와 지자체, 군·경·소방 등 관계기관의 합동 대응은 단순한 급수 지원을 넘어, 물 자원의 공동 관리와 배분이라는 사회적 연대의 가치를 일깨우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물 나눔 문화’가 확산되면서 지역 주민들에게는 위기 극복에 대한 희망과 연대의식을 불어넣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도 강릉 지역 가뭄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필요 시 전국 단위 자원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또한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가뭄 대응 매뉴얼을 강화하고, 장기적인 물 관리 정책을 보완해 재난 대응 체계의 실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