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쇄빙연구선' 조감도. 사진=해수부 제공

[한국의정신문 김미라 기자]

해양수산부가 북극해 전역을 누빌 ‘차세대 쇄빙연구선’ 건조를 본격 추진하며, 대한민국의 북극항로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수부는 7월 29일 극지연구소와 국내 조선업체 한화오션 간 ‘차세대 쇄빙연구선’ 건조 계약 체결식을 개최하고, 오는 2030년을 목표로 세계 최고 수준의 쇄빙능력과 친환경 기술을 갖춘 극지 연구선을 북극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건조되는 차세대 쇄빙연구선은 기존 ‘아라온호’ 대비 총톤수는 2배 이상, 쇄빙능력은 약 50% 향상된 성능을 자랑한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기존 북위 80도 선에 머물렀던 북극 연구 반경을 북극점까지 확대할 수 있게 되며, 과학연구 역량과 북극항로 전략 구축에 있어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오션은 이번 기술심사 과정에서 ▲극지 환경에 최적화된 선체 형상 ▲우수한 내한 성능 ▲연구자 중심의 실용적인 공간 설계 등을 높이 평가받으며 최종 건조 업체로 선정됐다. 해수부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건조될 이 쇄빙연구선은 북극 자원 협력 및 연구 인프라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업은 2029년 12월까지 완료를 목표로 하며, 국책사업으로서 차세대 극지연구 기반 마련과 기후변화 대응, 해양자원 탐사, 북극항로 실측 데이터 확보 등을 포괄하는 미래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해당 선박은 국제선급협회연합(IACS)의 Polar Class3(PC3) 등급을 목표로 건조되며, LNG-MGO(저유황유) 이중연료 시스템을 적용해 친환경성과 에너지 효율까지 모두 갖출 예정이다.

또한 모듈형 연구시설이 탑재되어 기존 고정형 연구설비보다 훨씬 유연한 공간 운용이 가능하며, 다양한 연구과제를 병행 수행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활용된다. 이를 통해 실질적인 과학연구 일수가 기존 약 40일에서 최대 3~4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인프라 확충은 극지 연구뿐 아니라 북극항로 개척 및 운항 안전성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북극항로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해상 물류의 신대륙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혹한의 기후와 해빙 상황으로 인해 실측 데이터 확보와 항로 검증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에 따라 차세대 쇄빙연구선은 단순한 연구 목적을 넘어 정밀한 기상·해양 정보 수집 및 실증 기반 데이터 확보를 위한 핵심 도구로 작용하게 된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은 “차세대 쇄빙연구선은 단순한 선박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북극을 포함한 극지 협력과 과학연구를 선도할 수 있는 전략 자산”이라며, “앞으로도 북극항로의 지속 가능한 이용과 안전 운항을 위한 기반 데이터 확보 및 국제 협력 확대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 체결은 기후변화 시대, 해양과학기술력 강화와 더불어 국제사회에서의 극지 분야 협력 주도권 확보라는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가진다. 차세대 쇄빙연구선의 성공적 건조와 운용은 대한민국이 극지 시대를 맞이해 보다 능동적이고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해수부와 극지연구소는 향후 연구선 건조 단계부터 다양한 국내외 전문가와 협력해 안정적인 운항과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극지 연구 기능을 구현할 계획이며, 2030년 북극해 전역을 누비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