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라 기자
윤상기 소방청 장비기술국장이 지난 9일 '차세대 119통합시스템 구축사업 사업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소방청 제공
[한국의정신문 김미라 기자]
국가 차원의 재난 대응 체계가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119통합시스템’으로 전면 재편된다. 소방청은 7월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내 주요 IT 대기업 등 40여 개 민간업체가 참석한 가운데, 해당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정보시스템 마스터플랜(ISMP) 수립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차세대 119통합시스템’은 현재 각 시도에 분산된 119 신고 접수 및 출동지령 체계를 국가 단일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정부는 오는 2027년부터 3년간 총 2,598억 원을 투입해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수준의 국가안전망 혁신에 착수할 예정이다.
핵심은 AI 음성 분석 기술이다. 국민이 119에 전화를 걸면 AI가 실시간으로 음성을 분석해 사고 유형과 긴급성, 위치 정보를 자동 판별하고 접수까지 처리한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핵심 정보를 놓치지 않아 골든타임 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을 통해 전국 어디서나 무중단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정 지역의 119 상황실이 마비돼도 타 지역이 즉시 백업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전시·재난 상황에서의 국가적 대응 안정성이 크게 강화된다.
이번 시스템은 기존의 ‘행정구역 기반 출동’ 방식도 혁신한다. 행정경계를 넘어서 가장 가까운 인력과 장비를 자동으로 산출해 출동시키는 기능이 탑재돼, 대형 재난 시에도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이 가능해진다.
특히 향후에는 음성뿐 아니라 텍스트, 이미지 등 다양한 방식의 신고 접수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확장해 고령자, 장애인, 외국인 등 재난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119 서비스도 구현할 방침이다.
윤상기 소방청 장비기술국장은 “소규모 도시국가를 제외하고, 국가 단위로 긴급신고 시스템을 완전히 통합하는 것은 세계 최초의 시도”라며 “민간의 기술 경쟁력과 공공의 안전 체계를 결합해 국민을 지키는 새로운 국가안전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방청은 이번 설명회를 통해 민간과의 공정하고 투명한 협력 체계를 다지며, 국내 소방산업의 글로벌 진출 가능성도 함께 타진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