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기자
증평군의회 이창규 의원. 사진제공=증평군의회
[한국의정신문 김현주 기자]
주민의 삶을 바꾸는 일은 언제나 ‘크고 거창한 계획’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작고 사소해 보이는 일, 예컨대 낡은 지붕 아래 떨어지는 빗방울 한 줄기나, 거리 한켠 푸드트럭 한 대에 담긴 생계의 무게에서 시작된다.
충북 증평군에서 그런 ‘작은 변화’들을 하나둘 현실로 바꾸고 있는 인물이 있다. 현장을 돌며 주민의 목소리를 듣고, 그 불편을 정책으로 연결하는 실천형 정치인. 증평군의회 이창규 의원은 단순한 문제 해결을 넘어, ‘정치의 언어’를 주민의 언어로 번역하는 사람이다.
주택의 비가림시설부터 지역 먹거리 콘텐츠 개발, 소상공인을 위한 영업장소 조례 제정까지.
그의 조례는 책상 위에서 쓰이지 않았다. 군민의 삶에서 비롯된 정책, 그것이 이창규 의원 정치의 출발점이다.
■ 생활밀착형 의정, 현장에서 답을 찾다
정치는 거창한 법률보다, 때로는 집 앞 처마 끝에서 시작된다. 이창규 의원은 『증평군 건축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통해, 노후 단독주택의 누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비가림시설 설치 허용’ 조항을 신설했다.
이 조례의 핵심은 단순한 편의 제공이 아니다. 기존에는 비가림시설을 설치하려 해도 복잡한 인허가 절차와 높은 비용 때문에, 특히 고령자나 저소득 가구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이를 ‘가설건축물’로 인정함으로써, 절차는 간소화하고 비용은 낮추는 현실적 대안을 마련한 것이다.
정책이 생활로 스며드는 순간, 그 변화는 조용하지만 깊게 다가온다. “비 오는 날에도 마당에 발을 내딛을 수 있는 일상, 그것이 기본적인 생활의 권리 아니겠느냐”는 그의 말처럼, 이 조례는 단순한 건축 규제가 아닌 일상의 안전과 존엄을 지켜주는 생활복지 정책으로 받아들여진다.
더욱이 해당 조례는 지역 주민들의 직접적인 요구와 생활 불편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현장 중심의 문제 해결형 입법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단순히 문제를 ‘듣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제도적으로 ‘해결’하는 데까지 이끌어가는 일관된 실천력을 보여준다.
정책의 씨앗은 거대한 구상이나 장밋빛 비전이 아니라, 거리 한복판에 선 상인의 한숨, 좁은 주방에서 생계를 고민하는 청년의 현실 속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창규 의원이 대표 발의한 『증평군 음식판매자동차 영업장소 지정 및 관리 등에 관한 조례안』은 바로 그런 현장의 목소리에서 비롯되었다.
해당 조례는 푸드트럭을 비롯한 음식판매자동차의 영업장소를 체계적으로 지정하고, 합리적인 조건 아래 영업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제도적 틀을 제공한다.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에서 위임한 사항을 지역 실정에 맞게 구체화한 이 조례는, 단속 중심의 제도에서 육성 중심의 정책 전환을 이끌어낸 대표적 사례다.
이 조례는 단독 입법에 그치지 않는다. 이창규 의원은 군의회 내 『2025 증평특화먹거리연구회』에 참여해 지역 먹거리 자원을 발굴하고, 지역 고유의 푸드 콘텐츠를 창업과 연결하는 구조를 구상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연구회 활동을 통해 현장 조사, 상인 간담회, 유관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얻은 결과가 바로 이 조례로 구체화된 것이다.
사진으로 남은 연구회 발대식 장면은 단순한 시작을 넘어서, 이창규 의원이 증평의 경제 콘텐츠 생태계를 설계하고 있다는 상징적 장면으로 기억된다. 그는 먹거리를 단순한 소비가 아닌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성장 동력으로 보고, 앞으로도 이를 기반으로 창업·관광·문화가 어우러진 복합적 활성화 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푸드트럭 하나에도 누군가의 생계가 있고, 지역의 가능성이 담겨 있습니다.”
이창규 의원의 한마디는, 한 줄기 조례 속에 담긴 사람 중심 정치의 무게를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이창규 의원이 활동하는 의원 연구단체 '증평 특화먹거리 연구회'가 발대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사진=증평군의회
정치는 목소리가 큰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잘 들리지 않는 곳에서 흘러나오는 삶의 소리를 포착할 수 있을 때 진짜 의미를 갖는다. 이창규 의원은 그런 정치의 본질을 의정활동 전반에서 실천해왔다.
6대 전반기 증평군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맡았던 그는, 세입 기반이 넉넉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주민 체감도가 높은 민생 예산 확보에 방점을 찍은 재정 운영을 이끌었다. “수치가 아니라, 사람을 위한 예산이어야 한다”는 그의 신념은 예산 편성의 우선순위를 바꿔놓았고, 지역 주민이 실제로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살아 있는 예산’으로 만들어냈다.
입법 활동에서도 그는 지역의 현실을 반영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해왔다.
『증평군 중소기업협동조합 지원 조례안』은 중소기업 간 협업 체계와 공동사업 기반 마련을 통해 지역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제도적 발판을 제공했으며, 『농촌인력 지원에 관한 조례안』은 고령화와 인력난에 시달리는 농촌 현장의 구조적인 문제를 정책적으로 뒷받침하는 역할을 했다.
이창규 의원의 정책은 겉보기에 화려하거나 자극적인 메시지는 없다. 하지만 그 안에는 군민이 실제로 느끼는 어려움과 필요를 정직하게 담아낸 현실 감각이 있다. 그리고 그 정직함은 마침내 ‘2024년 대한민국 지방의정봉사상’이라는 형태로 외부의 인정을 받았다.
이 상은 단순히 봉사에 대한 포상이 아니라, 현장에서 답을 찾고, 조례로 실현하며, 예산으로 완성해가는 ‘정책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 정치인에게 주어진 평가이자 신뢰였다.
“군민의 사소한 말 한마디, 지나칠 수 있는 민원 속에서도 정책의 단초를 찾는 것. 저는 그걸 정치인의 첫 번째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이창규 의원의 정치에는 언제나 ‘사람’이 중심이다. 그리고 그 중심을 잃지 않도록 해준 것이 바로 책에서 얻은 성찰과 철학이었다. 바쁜 의정활동 중에도 그는 삶과 사회를 깊이 들여다보게 해주는 책을 통해, 정치가 가야 할 방향을 끊임없이 고민해왔다.
이창규 의원이 대한민국시군자치구의회 의장협의회로부터 '대한민국 지방의정봉사상'을 수상했다. 사진=증평군의회
정치란 무엇을 위한 일이어야 하는가—이창규 의원은 이 질문에 스스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로 “책이 내게 방향을 제시해줬다”고 말한다.
그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시간을 내어 사회와 인간에 대한 성찰이 담긴 책을 꾸준히 읽고, 그 속에서 정치의 본질과 자신이 지켜야 할 가치를 되새긴다. 그에게 깊은 영향을 준 책은 마이클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공정’이라는 말이 얼마나 다르게 쓰일 수 있는지 깨달았습니다. 노력만으로 모두가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때로는 구조적 불평등을 가리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저를 멈춰 세웠습니다.”
이창규 의원은 이 책을 통해, 정치란 단지 ‘공정해 보이는 틀’을 갖추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모두가 출발선에 설 수 있도록 구조를 조정하는 일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처럼 그는 책을 통해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목소리에 주목하는 정치철학을 세워왔고, 이는 그의 생활밀착형 조례와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 전반에 녹아 있다.
추천하는 책으로는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일하는가』를 꼽는다.
“이 책은 일을 단순한 생계의 수단으로 보지 않고, 사람이 스스로 성장하고 공동체에 기여하는 하나의 삶의 방식으로 바라보게 해주었습니다. 정치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의 명예나 성취보다,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이 의원에게 책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다. 그것은 늘 자신의 의정철학을 성찰하고 다잡는 나침반이며, 군민을 위한 정책을 고민할 때 가장 먼저 꺼내드는 지적 도구이자 마음의 기준점이다.
이창규 의원의 의정활동에 영향을 미친 책 마이클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과 추천하는 책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일하는가』
책에서 얻은 성찰은 곧 지역을 위한 발걸음으로 이어졌다. 이창규 의원의 삶과 의정활동의 바탕에는 언제나 공동체를 위한 일관된 책임감과 진정성 있는 실천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단지 조례를 만들고 예산을 편성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평소에도 교육, 문화, 안전, 복지 등 생활 전반에 걸쳐 지역 구성원들과 끊임없이 접촉하고 호흡하며, 군민의 삶 깊숙한 곳까지 의정의 손길을 뻗고자 한다.
삼보초등학교 재무이사와 사무총장, 운영위원장으로서 지역 교육 현장을 지켜온 오랜 시간, 증평문화유산보존회 부회장으로 지역의 정체성을 지키고 가꿔온 노력, 괴산경찰서 자치경찰 교통위원, 자율방범대 부회장으로 지역의 안전을 위해 헌신해온 행보는, 이창규 의원이 정치인이라는 타이틀 이전에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성실하게 쌓아온 삶의 증거들이다.
특히 그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등하교하고, 주민들이 안심하고 밤길을 걸을 수 있는 동네를 만드는 일 역시 정치의 중요한 책무”라고 강조한다. 말보다 작은 실천, 단단한 일상, 꾸준한 현장 중심 활동이야말로 공동체 신뢰의 기반이 된다는 것이 그의 오랜 소신이다.
공동체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창규 의원은 정책도 관계처럼 쌓여야 한다고 믿는다. 빠른 성과보다 지속가능한 변화, 눈에 띄는 업적보다 한 사람의 일상에 실제로 힘이 되는 정치를 추구하는 그의 자세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리고 지금, 그는 이러한 신념을 바탕으로 다음 걸음을 준비하고 있다.
이창규 의원의 정치는 조용하다. 하지만 그 조용함 속에는 누군가의 삶을 바꿔내는 깊은 울림이 있다. 비가림 하나, 푸드트럭 한 대, 골목길의 불편 하나에 이르기까지—그는 작은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작게 시작한 변화가 어떻게 지역 전체를 바꾸는지를 몸소 보여주고 있다.
정치가 꼭 거대한 이슈와 목소리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가장 낮은 곳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것을 조례와 예산, 제도라는 이름으로 구체화할 수 있을 때 진짜 정치가 시작된다는 사실을 그는 묵묵히 증명해왔다.
이창규 의원의 걸음은 빠르지 않지만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그 걸음은 언제나 군민의 삶을 향해, 지역의 내일을 향해 한 발짝 더 다가서고 있다.
“누군가의 일상에 힘이 되는 정치, 그걸 끝까지 지켜내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그의 말처럼, 정치가 그렇게 이어진다면 지역의 미래도 충분히 기대할 만하지 않을까.
증평군의회 이창규 의원. 사진=증평군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