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을호 기자
[한국의정신문 김을호 기자]
인류의 역사는 권력의 형성과 변화의 역사였다. 고대 왕국에서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 이르기까지 권력은 사회 질서를 유지하고 조직을 이끄는 필수적인 요소였다. 그러나 권력은 한편으로는 억압과 독재의 도구가 되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민주주의와 정의를 실현하는 수단이 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권력은 어떻게 형성되며, 그 기원과 작동 원리는 무엇인가?
권력은 단순한 물리적 강제력이 아니라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요소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독일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권력을 "다른 사람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지를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했다. 이는 곧 권력이 강제력뿐만 아니라 정당성과 동의를 필요로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권력은 다양한 방식으로 형성된다. 첫째, 지식과 정보는 강력한 권력의 원천이다. 정보를 독점하는 자가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과거와 현재를 막론하고 변함없는 진리다. 현대 사회에서 언론과 SNS, 빅데이터를 장악한 세력이 강한 권력을 가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둘째, 경제력 역시 권력의 중요한 기반이다. 부를 가진 자는 자원을 통제하고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기업과 금융권이 정치권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경제적 권력의 대표적인 사례다.
셋째, 법과 제도를 통한 권력의 정당성 확보가 필요하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선거를 통해 합법적인 권력이 형성되며, 이를 통해 국민의 동의를 얻은 지도자가 권력을 행사한다. 반면 독재 국가에서는 법과 제도를 특정 세력이 독점하여 권력을 유지하려 한다.
넷째, 사회적 네트워크와 인맥은 권력 형성에 중요한 요소다. 정치, 경제, 문화계에서 강한 네트워크를 가진 사람들은 권력을 쉽게 확보할 수 있다. 정재계의 결탁과 학연, 지연, 혈연이 여전히 사회적 권력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섯째, 군사력과 물리적 힘도 권력의 원천이다. 역사적으로 권력은 군사력을 통해 형성되었고, 현대 국가에서도 강한 군사력을 보유한 국가는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권력은 단순히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유지되거나 변화한다. 권력이 정당성을 잃으면 국민의 저항을 불러오고, 결국 붕괴할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권력의 집중을 막고 견제와 균형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삼권분립, 언론의 감시, 시민사회의 참여는 권력이 남용되지 않도록 하는 핵심 요소다.
기술 발전과 환경 변화도 권력 이동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세기에는 제조업과 산업이 권력의 중심이었지만, 21세기에는 디지털 경제와 정보 기술이 권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글로벌 IT 기업이 전통적인 정치권 못지않은 강력한 권력을 행사하는 것은 이러한 변화를 반영한다.
권력은 사회를 조직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권력의 남용은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권력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 비판적인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권력이 특정 집단에 독점되지 않도록 견제하고, 민주적 절차를 통해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통해 권력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행사될 수 있도록 감시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권력 그 자체가 아니라 권력을 어떻게 행사하느냐다. 권력이 올바르게 행사될 때 사회는 보다 공정하고 민주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 권력을 올바르게 활용하고 감시하는 것이야말로 성숙한 시민사회의 역할이다.
한국의정신문 김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