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미
[한국의정신문=이혜미 기자]
최근 숭실대학교 김상옥 교수 연구팀이 실시한 대규모 기질 연구 결과, 우리나라 영유아의 64%가 '순한 기질'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의 국제 기준으로 널리 사용되는 토마스와 체스(Thomas & Chess, 1977)의 연구에서 제시된 40%보다 훨씬 높은 수치로, 우리나라 영유아의 기질적 특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는 중앙교육 알짜닷컴의 지원을 받아 전국의 6세 이하 영유아를 둔 부모 1만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으며, 이 중 9,230부의 표본을 최종 분석에 활용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순한 기질이 64.3%로 가장 높았고, 더디고 느린 기질이 17.9%, 복합적인 기질이 15.4%, 까다로운 기질이 2.5%로 나타났다. 특히 어머니와 아버지가 인식하는 자녀의 기질 유형에는 다소 차이가 있었는데, 어머니는 자녀를 순한 기질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았고, 아버지는 더디고 느린 기질로 보는 경향이 두드러졌다.기질 유형별 분포 (자료제공: 숭실대학교 김상옥 교수 연구팀)
김상옥 교수와 알짜닷컴 윤영란 이사는 "부모가 자녀의 기질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맞는 양육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영유아의 건강한 발달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아이의 기질에 대한 이해는 불필요한 부모의 양육 스트레스를 줄이고, 아이에게는 안정된 성장 환경을 제공하는 핵심적 요인으로 꼽힌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향후 정부의 부모 교육 및 양육 지원 정책에도 적극 반영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부모 교육 프로그램은 일반적인 양육 지침을 제공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지만, 이번 연구처럼 우리나라 영유아의 기질적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교육이 도입될 경우 부모들이 실제로 겪는 양육 어려움에 보다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까다로운 기질을 가진 아동은 소수이지만 양육의 난이도가 높아 부모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반면 순한 기질 아동 역시 부모가 기질을 오해하거나 방임할 경우 정서적 민감성, 자기조절력 저하 등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기질에 맞춘 세심한 양육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과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부모 교육의 내용을 차별화하고, 영유아 기질검사 등 사전 평가를 통해 맞춤형 상담과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또한 기질 특성을 고려한 보육교사 및 유아교사 연수, 부모 상담 시스템 확충 등도 함께 추진되어야 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가 향후 영유아 양육 지원정책의 체계화와 부모 역량 강화를 위한 실질적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