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옥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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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정신문 김상옥 칼럼니스트]
스마트폰은 어느새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되는 요소가 되었다.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알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는다. 친구와 대화하고 일정을 공유하고 스마트폰으로 강의를 듣고 문제를 푼다. 일상에서 지하철, 회사, 학교, 식당, 거리 어디에서나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목격할 수 있다. 심지어 부모가 보채는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쥐어주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아동과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 증가는 다양한 사회적, 환경적 요인에 기인한다. 스마트폰은 온라인 수업, 학습 앱 등 교육적인 목적으로 널리 사용되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원격 학습이 보편화되면서 사용 시간이 크게 늘었다. 또한, 청소년들은 친구들과 소통하고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를 활발히 이용하며, 유튜브, 넷플릭스, 틱톡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소비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학업 스트레스와 대인관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으며, 기술 접근성이 증가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쉽게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점도 사용 시간 증가의 주요 요인이다.
스마트폰은 아동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다양한 교육용 앱과 콘텐츠를 통해 학습과 지식 획득이 용이하며, 언어 발달을 촉진하고 의사소통 능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스마트폰은 아동이 다양한 문화와 세계에 접근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며, 이를 통해 글로벌 감각을 키우고 폭넓은 시각을 형성할 수 있다. 특히, 아동이 자기주도 학습을 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학습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협업과 소통을 촉진하는 도구로도 활용될 수 있다. 아동의 정서적 안정에도 스마트폰은 유용하다. 스마트폰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음악 감상, 게임, 창의적인 앱 사용은 아동의 정서적 안정과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영상 통화나 메시지 앱을 통해 멀리 떨어진 가족과 소통하거나 친구들과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반면, 스마트폰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할 때 아동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3년도 스마트폰 사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 아동 및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증가하고 있으며, 과의존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만 3~9세 어린이 중 4명 중 1명이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에 속하며, 중학생 연령대에서 과의존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4년 청소년 미디어 이용습관 진단조사'에서도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124만여 명 중 약 22만 명이 인터넷 또는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이 중 중학생이 40.6%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고등학생(33.0%)과 초등학생(26.2%)이 뒤를 이었다. 또한, 초등 1학년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약 1만7천 명의 학생이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시력, 자세 등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어 지도가 필요한 '스마트폰 관심군'으로 분류됐다.
스마트폰 과의존은 과도한 스마트폰 이용으로 스스로 스마트폰 이용을 조절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문제를 경험하고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특히 아동의 스마트폰 이용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발달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신체적으로는 시력 저하, 자세 불균형, 수면 부족 등의 문제를 초래하며, 정신적으로는 우울증, 자아존중감 저하, 정서 발달 저해와 같은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스마트폰 과의존은 아동이 자신의 가치를 외부의 인정에 의존하게 만들며, 이는 자아존중감과 자기효능감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스마트폰 사용이 많아질수록 아동은 감정을 표현하거나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 대면 상호작용 시간을 줄이고, 사회적 기술 습득을 방해하며, 공감 능력 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 시간이 줄어들고,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갈등이 증가하면서 가족 내 유대감이 약화될 수 있다. 스마트폰 사용은 아동의 주의력을 분산시키고, 학업에 집중하는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은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학업 성과를 저하시킬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폰 과의존은 아동의 일상생활 패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스마트폰을 잠들기 직전까지 사용하는 습관은 수면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 이는 성장기 아동의 신체적, 정신적 발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일부 아동은 스마트폰을 보지 않으면 식사를 거부하거나, 식사 중에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습관을 가지게 된다. 이는 건강한 식습관 형성을 방해한다.
즉, 스마트폰 과의존은 단순히 사용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아동의 전반적인 발달에 걸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아동의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해 왔다. 「지능정보화 기본법」에 따라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도 인터넷 중독 예방 교육을 연 1회 이상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3년마다 '스마트폰인터넷 과의존 예방 및 해소 종합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쉼센터를 통해 아동·청소년 대상 스마트폰 과의존 예방 교육과 전문 상담을 제공하고 있으며, 유아(만 2~6세) 대상 스마트폰 과의존 예방 콘텐츠를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또한, 애니메이션, 지도안, 활동지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통해 아동들이 건강한 디지털 사용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동과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이 해결되는 징후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 이는 아이의 관점에서 접근하지 못하는 데 기인한다. 스마트폰 과의존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아동이 스마트폰보다 더 재미있어 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야외 활동, 스포츠, 창의적인 놀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등은 아동이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통해 아동과 부모를 지원해야 한다. 먼저, 스마트폰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교육 콘텐츠와 창의적인 놀이 콘텐츠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아동이 스마트폰을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동시에 유해한 콘텐츠를 예방하기 위한 기술적 방안을 마련하고, 아동이 부적절한 콘텐츠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 예를 들어, 콘텐츠 필터링 시스템을 강화하거나 부모가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관리할 수 있는 앱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유치원과 학교에서도 아동이 스마트폰을 건강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도록 해야 한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관리하고, 대안 활동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아동이 스마트폰 외의 활동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미 스마트폰 과의존으로 인해 정서적 문제를 겪는 아동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되어야 한다. 상담 프로그램이나 심리 치료 서비스를 통해 아동이 스마트폰 과의존으로 인해 발생한 정서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이러한 서비스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스마트폰 과의존은 단순히 사용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아동의 전반적인 발달에 걸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모와 교육자, 정부가 협력하여 아동의 스마트폰 사용을 관리하고, 건강한 디지털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김상옥
서울특별시 보육정책위원
숭실대학교 교수
한국의정신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