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옥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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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정신문 김상옥 칼럼니스트]
최근 보건복지부의 발표에 따르면, 2023년 아동학대 신고접수는 48,522건으로 지난해보다 2,419건(5.2%) 증가했다. 그러나 신고접수된 사례 중 아동학대전담공무원 등의 조사를 거쳐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는 25,739건으로, 2022년보다 2,232건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통계는 아동학대가 여전히 심각한 사회 문제임을 보여준다.
특히, 학대행위자는 부모가 22,106건으로 전체 아동학대 사례 중 85.9%를 차지한다. 이는 2022년 82.7%보다 3.2%p 증가한 수치로, 부모는 전체 학대행위자 중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그 비중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또한, 학대 장소도 가정 내에서 발생한 사례가 21,336건(82.9%)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통계는 아동학대가 가정에서 은밀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시사하며, 외부에서 알아차리기 어려운 상황을 반영한다.
아동학대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와 문화적 요인에 뿌리를 두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 정신적 스트레스, 사회적 고립 등은 아동학대를 유발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 부족과 신고 시스템의 미비는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많은 경우, 아동학대의 피해자는 자신의 상황을 외부에 알리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고통"은 더욱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학자들은 아동학대가 가정에서 은밀히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외부에서 알아차리기 어렵다고 경고한다. 지속적으로 학대에 노출된 아동은 심각한 정신적, 정서적 문제를 겪을 수 있으며, 이는 자아 존중감 저하, 우울증, 불안장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심리학자인 브루스 페리(Bruce Perry)는 그의 연구에서 아동학대가 아동의 뇌 발달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강조하며, 학대받은 아동이 성인이 되었을 때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심리적 문제를 지속적으로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아동학대가 단순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사와 교육 기관이 아동학대의 정의와 징후를 명확히 이해하고, 아동의 권리와 교사의 권리를 동시에 존중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교사들이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교육을 받는 동시에, 교권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교사들은 아동을 안전하게 보호하면서도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해외 사례를 참고하여 아동학대 예방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아동학대의 징후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다양한 기관 간의 협력을 통해 아동의 안전을 보장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신고를 장려하는 캠페인을 통해 아동이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법적, 제도적으로 아동학대를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아동학대 신고 시스템을 개선하여 피해 아동이 안전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경로를 마련하고, 신고자 보호를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아동복지 관련 기관의 인력을 확충하고, 이들의 전문성을 높여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평가를 통해 정책의 효과성을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즉각적인 개선 조치를 취해야 한다.
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부모는 자녀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정서적 학대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훈육과 학대의 차이를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건강한 양육 방법을 배우고, 자녀와의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자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부모가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지원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아동학대의 심각성을 알리고 예방하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해야 한다. 아동학대는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인식을 확산시켜야 한다. 아동학대의 실태와 그로 인한 피해를 알리고, 신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활동을 통해 사회 전반의 인식을 높여야 한다. 주변에서 아동이 학대받고 있다고 의심되는 경우, 즉각적으로 신고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모여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우리의 작은 실천이 모여,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다. 아동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아동학대 예방은 단순한 정책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한 투자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서울특별시 보육정책위원,
한국의정신문 김상옥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