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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을 이끄는 讀한 리더] ‘완결형 책임의정’을 실천하는 박수빈 서울시의원
  • 기사등록 2026-01-13 16:30:09
  • 기사수정 2026-01-13 20:4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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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서울 강북구 제4선거구) 박수빈 서울시의원 

[한국의정신문=조재옥 기자]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는 매 회기 수많은 질문이 오간다. 어떤 질문은 날카롭고, 어떤 질문은 큰 박수를 받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질문은 회의록 속 문장으로 남은 채 사라진다. 드물게, 질문 하나가 예산의 흐름을 바꾸고 행정의 태도를 흔들며 제도의 방향을 틀어놓는 순간이 있다. 박수빈 서울시의원의 질문이 그렇다. 그의 질문은 늘 늦게 주목받지만, 대신 오래 남는다. 발언보다 기록을, 수사보다 구조를, 순간의 환호보다 이후의 책임을 택해 온 정치. 그래서 그의 정치는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의 출발점에는 언제나 그의 질문이 놓여 있다.


박수빈 의원은 스스로 정치의 출발점을 질문에 두지만, 그 종착지는 언제나 결과라고 말한다. 정치는 설명으로 끝나서는 안 되며, 반드시 행정의 변화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인식은 그의 의정활동 전반을 관통하는 기준이 됐다.



질문에서 끝나지 않는 정치, ‘완결형 책임의정’


그의 의정활동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완결형 책임의정’이다. 문제를 지적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제도가 실제로 작동하는 지점까지 끝까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태도는 시민 평가로도 검증됐다. 박 의원은 제11대 서울시의회 임기 동안 2022년, 2024년, 2025년 세 차례에 걸쳐 행정사무감사 시민평가에서 우수등급을 받았다. 시민이 직접 의정활동을 감시하고 평가하는 제도에서 반복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은, 그의 정치가 말이 아니라 과정과 결과로 증명돼 왔음을 보여준다.


특히 「서울특별시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 조례」 개정은 박수빈 의원의 의정 철학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사례다. 그는 공유재산이 시민의 자산임에도 불구하고 관리 과정이 행정 내부에 머물러 있고, 의회의 통제와 시민의 알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 결과 공유재산 관리계획의 의회 정례 보고 의무화, 공유재산심의회에 시의원 참여 제도 신설, 회의록 작성·보관 및 공개 규칙 명문화라는 변화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그는 조례 통과를 성과로 삼지 않았다. 이후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해당 제도가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지 직접 점검했다. 입법이 아니라 행정의 변화 여부를 기준으로 의정활동을 평가하는 태도는 그의 정치가 가진 가장 분명한 특징이다.


박수빈 서울시의원이 강북구 신년인사회에서 지역 통장단과 직능단체,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박수빈 의원실 제공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를 정책의 중심으로


박수빈 의원의 문제의식은 늘 ‘보이지 않는 곳’을 향해 있다. 최근 그가 가장 강하게 제기한 사안은 청소년 섭식장애 문제다. 서울시는 그동안 청소년 비만 예방 정책에는 비교적 적극적으로 대응해 왔지만, 정신질환 중 사망률이 가장 높은 섭식장애에 대해서는 실태조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박 의원은 이 현실을 개인의 의지나 가정의 문제로 치부하는 시각에서 벗어나, 명백한 정책 공백이자 행정 책임의 문제로 규정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를 근거로 한 시정질문은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의 공동 대응 논의로 이어졌고, TF 구성과 종합대책 마련이 공식 의제로 올라섰다. 이 과정에서도 그는 감정에 호소하지 않았다. 통계와 구조를 통해 문제를 드러내고, 책임의 주체를 분명히 했다. 박수빈 의원에게 정치는 연민을 표현하는 일이 아니라, 구조를 고치는 일이다.



개발 논쟁을 넘어, 도시의 철학을 묻다


도시정책을 바라보는 시선에서도 그의 철학은 분명하다. 세운4구역 재개발 논란에서 그는 이 사안을 단순한 개발 대 반개발의 대립으로 보지 않았다. 종묘와 남산이라는 역사적 공간, 도심 산업 생태계, 공공성과 경제성이라는 복합적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서울이라는 도시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묻는 문제라고 정의했다. 


녹지축 폭과 건물 높이, 기존 산업 생태계 보전 방안 등 모든 요소를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특정 진영의 이해를 넘어선, 도시를 바라보는 철학적 질문에 가까웠다. 정치는 선택지를 미리 정해두는 일이 아니라, 선택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일이라는 인식이 분명히 드러난 대목이다.



정치관을 만든 책, 도덕과 구조를 함께 묻다


박수빈 의원의 정치에는 읽기의 흔적이 분명히 남아 있다. 그의 문제의식은 언제나 사람의 태도에서 출발하지만, 끝내 구조와 제도로 향한다. 그가 자신의 정치관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책으로 꼽는 것은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마음」이다. 이 책은 “진보와 보수는 왜 그렇게도 말이 안 통할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정치적 대립의 핵심이 정보 부족이나 논리의 결핍이 아니라 인간 마음의 작동 방식—곧 ‘바름’에 대한 감각—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하이트는 우리가 도덕 판단을 이성의 산물로 믿지만 실제로는 먼저 직관이 결론을 내리고, 이성은 그 결론을 정당화하는 이유를 찾아 나서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길에서 누군가가 노인에게 반말하는 장면을 보고 ‘왜’ 불쾌해지는지, 팀 스포츠를 응원하며 밤을 새우고 집단의 성과를 위해 개인의 시간을 기꺼이 포기하게 되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같은 일상의 감정이, 사실은 정치적 선택과 집단 행동의 바닥을 이루는 도덕 심리의 문제라는 해석이다.

박 의원은 이 책을 통해 설득이 왜 자주 실패하는지 이해하게 됐다고 말한다. 상대를 틀렸다고 증명하려는 언어는 갈등을 더 단단히 굳히지만, 상대의 ‘바른 마음’이 어디에서 반응하는지를 읽어내는 순간 대화의 입구가 열린다. 정치가 사람을 움직이는 힘을 얻는 과정은 논증의 승패가 아니라 ‘옳음과 옳음이 부딪히는 지점’을 알아차리는 데서 시작된다는 통찰이다. 그의 의정 활동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누구의 잘못인가’보다 ‘어떤 조건이 그렇게 만들었는가’라는 질문은 이 인식에서 비롯됐다. 갈등을 개인의 성향이나 도덕성으로 환원하지 않고, 집단의 심리와 제도의 설계로 다시 돌려놓는 것. 박수빈 의원이 정책을 다룰 때 감정의 언어보다 구조의 언어를 먼저 찾는 이유다.


박수빈 의원은 인생에 큰 영향을 준 책으로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마음」을, 최근 추천하는 책으로는 엘리자베스 워런의 「싸울 기회」를 꼽았다. 

그가 최근 깊이 공감하며 추천하는 책은 엘리자베스 워런의 「싸울 기회」다. 이 책은 한 정치인의 성공담을 넘어, 중산층이 무너지는 과정에서 무엇이 개인의 실패로 포장되고 무엇이 제도의 책임으로 지워져야 하는지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파산법 전문가였던 워런이 금융위기 이후 정책 현장으로 들어가 대형 금융기관의 관행을 감시하고,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제도 설계를 실제로 밀어붙이며, 끝내 정치가로서 싸움의 링 위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싸울 기회’가 개인의 의지로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제도와 규칙의 틀에서 만들어지거나 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열심히 살면 된다’는 문장이 무너지는 순간, 누군가는 끝내 무너진 삶의 책임을 홀로 떠안게 되는데, 워런이 묻는 것은 바로 그 지점—정치가 그 책임을 어디까지 함께 져야 하는가—이다.

박 의원은 이 책을 통해 ‘기회의 문제’를 바라보는 정치의 책임을 더 분명히 인식하게 됐다고 말한다. 노력의 윤리를 설파하는 것만으로는 불평등의 경사를 바로잡을 수 없고, 정치의 본분은 개인에게 분투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출발선의 기울기 자체를 조정하는 데 있다는 확신이다. 그의 의정 활동이 복지와 안전, 노동과 주거처럼 구조적 조건을 다루는 데 집중돼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치란 누군가에게 더 단단해지라고 말하는 일이 아니라, 단단해질 수밖에 없는 사람만 살아남는 구조를 바꾸는 일이라는 판단이다.



기록의 정치, 「세월호, 그날의 기록」이 남긴 질문


박수빈 의원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을 꼽으라면, 그가 저자로 참여한 「세월호, 그날의 기록」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이 책의 집필 과정에서 방대한 재판 기록을 직접 들여다보며, 참사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구할 수 있었던 시간’이 무너진 시스템의 실패였음을 다시 확인했다고 말한다. 기록은 감정의 소비를 허락하지 않는다. 그날의 시간표와 교신, 판단의 공백과 책임의 분산, 구조의 실패가 문장과 숫자로 박힌 채 되돌아온다. 안전이 선언의 언어로만 존재할 때, 행정은 위기에서 어떻게 멈추는지, 정치와 언론은 어떤 방식으로 사건을 다루고 어떤 지점에서 본질을 비껴가는지까지, 그는 기록을 통해 다시 배웠다고 한다.


박수빈 의원이 저자로 참여한 「세월호, 그날의 기록」은 그의 정치와 의정 활동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으로, 재난의 현장에서 드러난 행정과 권력의 책임 구조를 끝까지 추적하며 안전과 공공의 역할에 대한 문제의식을 형성한 계기가 됐다. 

박 의원은 이 작업을 통해 정치의 기준선을 세웠다고 말한다. 사건을 울분으로 붙잡는 데서 멈추지 않고,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를 바꾸는 쪽으로 질문을 이동시키는 일이다. 책임은 항상 존재하지만 책임지는 구조는 자주 사라진다. 그는 그 간극을 메우는 일이 정치의 역할이라고 본다. 도덕 판단의 기원을 탐구하고, 불평등이 만들어지는 규칙을 추적하며, 참사의 기록 앞에서 행정과 정치의 책임을 다시 세우는 일. 박수빈 의원의 정치가 과장된 수사 대신 오래 남는 질문으로 기억되려 하는 이유는, 그 질문이 이미 책과 기록, 그리고 숙고의 시간을 통과해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의정활동, “말이 아니라 구조를 바꾸겠습니다”


박수빈 의원은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대해서도 분명한 방향을 제시한다. 공유재산과 민간위탁, 예산 집행 등 시민의 자산이 투입되는 모든 영역에서 행정의 투명성과 책임 구조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청소년 정신건강, 고령·비정규 노동, 장애·수어 지원 등 그동안 관심 밖에 놓였던 영역을 조례와 예산을 통해 제도화하겠다는 다짐도 분명히 한다. 단기 성과 중심의 정책을 넘어, 안전과 인권, 도시 리뉴얼을 중심에 둔 서울의 장기 비전을 의회 차원에서 꾸준히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수빈 서울시의원이 강북구 신년인사회 현장에서 지역 주민과 악수를 나누며 새해 인사를 전하고 있다. 주민과의 일상적인 만남을 의정 활동의 출발점으로 삼아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사진=박수빈 의원실 제공


끝까지 남는 정치


박수빈 의원의 정치는 소란스럽지 않다. 대신 정확하다. 그의 질문은 감정을 앞세우지 않고, 말의 크기로 경쟁하지도 않는다. 다만 끝까지 간다. 기록으로 남고, 제도로 이어지며, 행정의 태도를 바꾸는 지점까지 멈추지 않는다. 그는 정치가 설명으로 소비되는 순간 이미 실패한 것이라고 말한다. 정치가 살아남는 유일한 방식은 결과로 남는 것뿐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지역을 이끄는 讀한 리더란, 많이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먼저 읽고 오래 고민한 뒤 책임을 감당하는 사람일 것이다. 박수빈 의원의 정치가 주목받는 이유는 화려한 장면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서야 드러나는 변화에 있다. 그의 다음 질문이 서울 행정의 어떤 구조를 다시 쓰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 질문이 또 한 번 끝까지 갈 것이라는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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