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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뛰어난 웅변가이자 정치인 키케로의 말하기 비법
  • 기사등록 2024-08-27 10:5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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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정치가 키케로

[한국의정신문=김홍국 논설위원]


키케로는 가장 위대한 로마의 웅변가이자 수사학의 혁신자로 명성을 떨쳤다. 로마 공화국의 뛰어난 정치가였던 키케로는 철학을 가장 중요시했지만, 철학적인 삶이 정치적 삶보다 못한 차선의 것으로 인식했다. 국민의 삶을 다루는 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키케로는 수사학에 관한 대화편 ‘웅변가에 관하여’, 정치학에 관한 대화편 ‘국가에 관하여’와 ‘법률에 관하여’, 윤리학에 관한 대화편 ‘최고선과 최고악’과 ‘투스쿨룸에서의 대화’ 등을 통해 자신의 철학과 웅변의 중요성을 다뤘다.


그는 대웅변가답게 문장이나 절의 마지막에서 청중에게 강한 호소력을 가질 수 있는 운율을 면밀히 연구해 실제 연설에 반영했다. 키케로의 수사법은 청중의 귀를 예민하게 자극했고, 지금까지 남아있는 58개의 연설을 통해 자신의 연설철학을 대중에게 전달했다. 키케로는 ‘브루투스’에서 자신이 웅변가로서 갖추고 있는 자질, 철저한 문학지식, 철학에 대한 기초지식, 법률에 관한 전문지식, 역사에 관한 해박한 지식, 상대를 꼼짝 못하게 묶어놓고 배심원을 웃기는 능력, 일반 원칙을 응용하여 특정 사건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 재미있는 여담, 분노나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능력, 당장 중요한 요점에서 사고력을 집중하는 능력을 강조했다.


그는 이상적인 정치가로서의 웅변가에 대해 대화편 ‘웅변가에 관하여’에서 정의를 한다. 그는 정치가는 철학적 지혜를 갖춰야 할 뿐 아니라 그 지혜를 웅변술을 통해 청중에게 잘 전달할 줄 알아야 하며, 따라서 정치가는 법정, 민회, 원로원에서 연설하는 웅변가와 다름이 없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상적인 웅변가는 전통적인 철학 영역인 윤리학, 물리학, 변증법을 이해해야 하며, 웅변가는 청중의 마음을 휘어잡기 위해 심리학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정치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공동체의 문제를 다루는 정치학을 이해해야 한다며, 웅변술을 사용해 반드시 사악한 대중을 선한 대중으로 만들 도덕적 의무를 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필요하다면 청중을 조작하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언어의 경우 단어의 선택에 있어서뿐만 아니라 그 배치에 있어서도 균형이 잡혀야 하며, 이는 청중의 감정을 달래거나 자극하는 데 웅변의 모든 힘과 가능한 모든 수단이 사용되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파했다. 그는 적절한 시대정신과 유머를 지니고, 신사다운 문화를 갖추고, 반박이나 공격을 할 때에도 섬세함, 우아함, 세련됨을 잃지 않고 민첩하고 정확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점 역시 강조했다.

 

키케로에 따르면, 이상적 웅변가는 보편적 지식을 갖추고 구체적인 법규와 시민법을 알아야 하며, 정감에 통달해야 한다. 또 청중의 감정을 달래거나 자극할 줄 알아야 하고, 유머와 재치를 상황에 맞추어 적절하게 사용하며 제스처와 같은 몸의 움직임, 얼굴 표정, 목소리로 청중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과연 요즘 정치인 중 국민 앞에서 진정성을 담아 자신의 정치철학과 비전, 메시지를 전달해 감동을 이끌어낼 스피치나 웅변, 말하기 실력을 가진 이들이 몇 명이나 될까? 제대로 말하고 전달하며 소통하는 것은 정치인의 필수덕목이며, 유권자와 국민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최고의 웅변가 키케로는 결론적으로 “이상적인 웅변가는 공공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 공동체를 통치하는 안내자, 또한 웅변술을 사용하여 자신의 생각을 원로원이나 대중 앞에서나 공공 법정에서 명료하게 말할 수 있는 정치 지도자가 될 수 있다”라고 지적한다. 비아냥이나 깐쭉댐, 상대에 대한 조롱이나 엉터리 허위정보와 가짜뉴스로 진실을 호도하는 요즘의 정치인들이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과 성찰을 해야하지 않을까? 치열한 훈련과 노력으로 국민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할 때 국민의 정치인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김홍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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