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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인구 중심에서 생활인구 중심으로… 인구감소지역 대응 정책 패러다임 전환
  • 기사등록 2026-01-14 14: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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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미래연구원이 「인구감소지역 생활인구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책표지=국회미래연구원

[한국의정신문 김현주 기자]


저출생과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우리 사회는 이미 인구 자연감소 국면에 들어섰다. 특히 지방 중소도시와 농산어촌을 중심으로 인구감소 현상이 빠르게 확산되며, 지역소멸에 대한 우려도 현실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 그동안 인구정책은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설계돼 왔지만, 실제 지역에서 벌어지는 인구 이동과 생활 양상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다는 한계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인구감소지역 정책의 새로운 방향으로 ‘생활인구’가 주목받고 있다. 국회미래연구원이 발표한 「인구감소지역 생활인구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는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89개 인구감소지역을 대상으로 생활인구의 규모와 특성, 지역경제와의 관계를 분석하고, 정책 전환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생활인구는 주민등록인구와 외국인 등록인구를 포함하는 거주형 인구뿐 아니라, 통근·통학·관광·업무 등 다양한 목적으로 일정 기간 지역에 머무는 체류형 인구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는 2022년 제정된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을 통해 제도적으로도 공식화된 개념으로, 인구정책의 기준을 확장하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생활인구 분석 결과, 체류인구는 지역의 특성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해안 관광지역은 여름철 체류인구가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 반면, 산악 관광지역은 비교적 연중 고른 분포를 나타냈다. 일부 지역에서는 특정 시기에 체류인구가 주민등록인구의 수십 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지역의 실제 활동 인구 규모가 공식 통계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보여줬다.


체류인구는 지역경제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카드 사용 내역을 기준으로 살펴본 결과, 체류인구 비중이 높은 지역일수록 지역 내 소비 규모도 함께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는 체류인구가 단순한 방문객에 그치지 않고, 숙박업과 음식점업 등 지역 서비스 산업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재정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한 결과가 나타났다. 체류인구 규모와 체류인구의 소비 수준은 재정자립도와 유의미한 관계를 보인 반면, 주민등록인구 증가는 단기적으로 복지비와 인프라 유지 비용 부담을 키워 재정 여력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구가 많아지는 것이 곧바로 재정 건전성으로 이어지지 않는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인구감소지역 정책의 기준을 생활인구 중심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서비스의 공급 규모와 시기, 공간 배치를 주민등록인구가 아닌 실제 생활인구 흐름에 맞춰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체류인구를 잠재적 정주인구로 인식하고, 워케이션과 한달살기, 세컨드홈, 귀농·귀촌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유입 경로를 정책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제안이 제시됐다.


외국인 등록인구에 대해서도 보다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농업과 제조업 중심 지역에서 나타나는 계절적 유입 특성을 고려해 이동형 공공서비스와 유연한 주거 지원 체계를 마련함으로써, 외국인 인력이 지역경제와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분석은 인구감소지역 정책이 ‘얼마나 많이 사는가’에서 ‘얼마나 머물고 활동하는가’로 시선을 옮겨야 할 시점에 와 있음을 보여준다. 생활인구를 정책의 중심에 두는 접근이 인구감소지역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할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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