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이진 기자
윤영희 서울시의원(국민의힘·비례대표)이 학원가 보행 안전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서울특별시의회
[한국의정신문 박이진 기자]
서울 시내 초등학교의 어린이보호구역 지정률이 99.7%에 달하는 반면, 대규모 학원이 밀집한 학원가의 보호구역 지정률은 0.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학생 보행 안전에 대한 정책 사각지대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학생들의 주요 생활 공간이 학교에서 학원으로 확장되고 있음에도, 안전 정책은 여전히 학교 중심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이다.
서울특별시의회 교통위원회 소속 윤영희 의원(국민의힘·비례대표)이 제안하고 서울시 재정분석담당관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내 초등학교는 사실상 대부분이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반면, 정원 100인 이상 학원의 보호구역 지정 비율은 극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어린이 보호를 목적으로 한 제도가 실제 학생 이동 경로와 이용 행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수치로 드러난 셈이다.
특히 대치동 학원가의 경우,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시설은 총 18곳으로 이 가운데 학원이 13곳을 차지했지만, 해당 학원 보호구역 13곳 모두에 CCTV, 안전표지판, 과속방지턱 등 기본적인 교통안전시설이 단 하나도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다수의 안전시설물이 집중적으로 설치된 초등학교 주변과 비교해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부분이다.
현장 조사 결과, 일부 구간에서는 기존에 설치된 안전시설물의 관리 상태 역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곡로 등 사고 빈번 구간에서는 안전표지판이 부적절한 위치에 설치돼 있거나 노면 표시가 마모·훼손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또한 학원 수업이 집중되는 야간 시간대인 오후 8시부터 10시 사이에는 불법 주·정차 차량이 급증해 보행자의 시야를 가리고 인도를 침범하는 등 사고 위험을 높이는 구조적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윤영희 의원은 이러한 현실을 두고 “아이들이 학교보다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행 안전 정책은 여전히 학교 중심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생 밀집도와 실제 이용 행태를 반영하지 못한 제도 운영으로 인해 학원가가 어린이 보행 안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또 “단속 위주의 일시적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안전시설 확충과 시간대별 관리, 데이터 분석이 연계된 통합적인 안전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대치동 학원가 분석 결과를 토대로 현장 맞춤형 보행안전 패키지 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서울시 주요 학원가로 확산시킬 수 있는 ‘학원가 보행안전 모델’을 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