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기자
서울시의회가 교육청 산하 노동조합 사무실 지원 기준을 명확히 한 조례의 정당성을 대법원에서 최종 인정받았다. 사진=한국의정신문DB
[한국의정신문 김현주 기자]
서울시의회가 교육청 산하 노동조합 사무실 지원 기준을 명확히 한 조례의 정당성을 대법원에서 최종 인정받았다. 교육청이 “단체교섭권 침해”를 이유로 제기한 소송에서 대법원이 조례의 공익성과 합법성을 분명히 하면서, 지방의회의 입법 권한과 재정 감시 역할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대법원 제1부는 1월 8일, 서울시교육청이 서울시의회를 상대로 제기한 ‘서울시교육청 노동조합 지원 기준에 관한 조례’ 무효확인 소송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해당 조례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되지 않으며, 공익 목적에 부합한다고 판시했다. 이로써 조례는 대법원 확정 판결을 통해 효력을 유지하게 됐다.
문제가 된 조례는 교육청이 노조 사무실을 제공할 경우, 폐교 등 유휴 공유재산을 우선 활용하도록 하고, 불가피하게 민간 시설을 임차할 경우에도 노조별로 사용할 수 있는 최대 면적을 30~100㎡ 범위로 제한하도록 규정한 내용이다. 이는 교육재정의 불필요한 지출을 막고, 교육청 산하 11개 노동조합 간 형평성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
조례 발의 당시 서울시의회가 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는 종로구 소재 민간 건물을 전용면적 약 300㎡ 규모로 임차하면서 보증금 15억 원과 월세 약 160만 원을 지원받고 있었다. 이 외에도 비정규직노조 서울지부 등 다수 노조 사무실 임차에 보증금 35억 원, 월세 1,400만 원가량의 세금이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의회는 서울 전역에서 폐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에도, 활용 방안 마련이 미흡한 상황에서 교육청이 고액의 민간 임차료를 계속 부담하는 것은 명백한 재정 낭비라고 판단했다. 이에 “시민의 세금은 최소한으로, 공공 자산은 최대한 활용하자”는 원칙 아래 조례 제정을 추진했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은 단체교섭권과 협약 체결 권한은 교육감의 고유 권한에 해당하며, 이를 조례로 제한하는 것은 헌법 위반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교육청은 서울시의회의 재의결 이후에도 입장을 굽히지 않고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으나,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은 판결에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가 없다”며 조례 제정이 교육행정 전반의 공익성과 합리성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는 지방의회가 교육행정 재정 집행에 대해 합리적인 기준을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은 이번 판결과 관련해 “시민의 소중한 세금을 아껴 쓰라는 가장 상식적인 요구에 의회가 응답한 결과”라며 “서울시교육청은 특정 노조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관이 아니라, 시민 세금을 책임 있게 관리하는 공공기관이라는 점을 다시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의회는 이번 판결이 교육청과의 단순한 법적 다툼을 넘어, 지방의회의 입법 권한과 재정 통제 기능을 분명히 한 사례라고 보고 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기초학력 보장 관련 조례를 두고도 “국가 위임 사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가 대법원에서 패소한 바 있어, 반복되는 법적 충돌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의회 안팎에서는 “교육청이 법정 공방에 앞서 의회와의 정책적 협의와 조정에 더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교육의 질 제고와 재정 효율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서는, 소송이 아닌 협치와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서울시의회가 강조해 온 ‘상식의 행정, 책임 있는 재정 운용’ 원칙에 법적 정당성을 부여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향후 교육행정 전반에서 공공 자산 활용과 예산 집행의 기준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