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기자
참여자들이 네트워킹 데이(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한국의정신문 김현주 기자]
청년 고용시장의 구조적 불안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서울시가 ‘단기 인턴’ 중심의 기존 청년 일자리 정책에서 벗어나 현장 중심의 실질적 취업 연계 모델을 강화하고 있다. 단순한 이력서 스펙 쌓기가 아닌, 실제 업무 수행을 통해 역량을 검증받고 채용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방향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미래 청년 일자리 사업’을 통해 2025년 한 해 동안 인공지능(AI)·온라인콘텐츠, 제로웨이스트, 소셜벤처 등 신성장 분야 220개 기업과 서울 거주 미취업 청년 580명이 직접 매칭됐다. 이 사업은 2022년부터 운영돼 온 서울시 대표 청년 일 경험 정책으로, 청년과 기업 간 미스매치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특히 올해는 AI 분야를 새롭게 포함시키며 산업 변화에 발맞춘 것이 특징이다.
성과 지표도 뚜렷하다. 참여기업 만족도는 전년도 95.2%에서 97%로 상승했고, 참여 청년 만족도 역시 82.9%에서 87.5%로 높아졌다. 참여기업의 90.4%가 향후 채용 의향을 밝히는 등 고용 연계 가능성도 확인됐다. 실제로 참여 청년의 채용 연계 비율은 2023년 42.9%, 2024년 44.5%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정책의 실효성은 현장 사례에서도 드러난다. 도시계획 연구 경력을 보유했지만 장기간 경력 공백을 겪었던 한 참여자는 소셜벤처 기업에서 연구·설계 과제를 독립적으로 수행하며 직무 전문성을 회복했다. 전공과 다른 분야로의 전환을 고민하던 또 다른 참여자 역시 제로웨이스트 기업에서 고객사 관리와 운영 업무를 맡으며 새로운 커리어 가능성을 확인했다. 청년들은 공통적으로 “이력서 한 줄을 채우는 인턴이 아니라, 실제 일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검증받는 경험이었다”고 평가했다.
기업 측 반응도 긍정적이다. AI·온라인콘텐츠 분야 참여 기업 관계자는 “즉시 실무에 투입 가능한 기본 역량을 갖춘 인재를 확보할 수 있었다”며 청년 인재의 현장 적응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는 단순 체험형 인턴이 아닌, ‘업무 밀도’를 높인 서울시 정책 설계가 효과를 거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서울시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26년부터 청년 일자리 정책의 무게중심을 ‘재학생 중심’으로 옮긴다. 새롭게 추진되는 5단계 인턴십 플랫폼 ‘서울영커리언스’는 진로 탐색부터 실무 경험, 채용 연계까지 단계적으로 지원하는 구조다. 캠프·챌린지·인턴십Ⅰ·인턴십Ⅱ·점프업으로 이어지는 체계를 통해, 졸업 이후가 아닌 대학 재학 단계에서부터 취업 준비를 시작하도록 정책 흐름을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5단계 커리어 사다리_서울 영커리언스. 이미지=서울시
특히 서울영커리언스는 대학 표준현장실습학기제와 연계돼 학점 인정이 가능하고,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세종문화회관, AI 전문기업, 플랫폼 기업 등 74개 기관이 2026년 봄학기 인턴십에 참여하며, 총 250명의 청년이 선발될 예정이다. 이는 청년 취업을 개인 책임으로만 돌려왔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지방정부가 고용 생태계 조성에 직접 개입하는 정책적 실험으로 평가된다.
서울시는 향후 계속 고용 현황과 분야별 성과를 분석해 정책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김철희 미래청년기획관은 “빠르게 변화하는 채용 환경 속에서 경험과 성장이 실제 채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청년들이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취업 문턱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정책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청년취업 정책은 이제 ‘얼마나 많은 자리를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실제 취업으로 이어졌는가’를 기준으로 평가받는 단계에 들어섰다. 현장 중심 일 경험과 채용 연계라는 방향 전환이 청년 고용의 구조적 문제를 완화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