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옥 기자
서울시의회 박유진 의원이 서울시의회 제333회 정례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공기정화 흡연부스’ 도입을 발의하고 있다. 사진=서울특별시의회
[한국의정신문=조재옥 ]
서울시의회 박유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은평구 제3선거구)이 흡연 갈등과 도시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공기정화 흡연부스’ 도입을 공식 제안했다. 단속과 계도 중심의 기존 금연 정책을 넘어, 도시 인프라 관점에서 흡연 문화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담겼다.
박 의원은 최근 열린 서울시의회 제333회 정례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서울시 곳곳에 설치된 기존 흡연실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현재 상당수 흡연실이 단순히 벽과 재떨이만 갖춘 형태에 머물러 있어, 담배 연기가 외부로 그대로 확산되는 ‘무늬만 흡연실’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가 불편을 겪고 있으며, 갈등 역시 반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의원은 흡연 공간의 질적 부재가 또 다른 도시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하수관로 막힘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담배꽁초와 낙엽의 엉킴 현상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흡연자들이 마땅한 공간을 찾지 못한 채 골목이나 하수구 주변에서 흡연하고 꽁초를 무단 투기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도시 미관 훼손은 물론, 집중호우 시 수해 위험을 키우는 구조적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박 의원은 집진·정화 기능을 갖춘 ‘스마트 흡연부스’ 도입을 제시했다. 담배 연기를 내부에서 포집해 정화한 뒤 외부로 배출하는 기술은 이미 구현 가능하며, 서울시가 주도적으로 표준 모델을 마련해 흡연 공간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흡연 공간을 명확히 구분하고 질을 높이면, 흡연자의 권리와 비흡연자의 건강권을 동시에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특히 이 같은 정책이 ‘흡연을 장려하는 정책’이 아니라, 현실적인 갈등 관리와 환경 보호를 위한 대안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흡연을 완전히 제거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현재 존재하는 행위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방향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러한 인프라 개선이 담배꽁초 무단 투기 감소, 보행 환경 개선, 도심 공기질 관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박 의원은 내년 6월 예정된 서울시장 선거를 언급하며, 공기정화 흡연부스 설치를 차기 서울시장 공약으로 채택해 줄 것을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시 행정과 정책 의지가 결합된다면 충분히 실현 가능한 과제인 만큼, 서울시가 선도적으로 흡연 문화 개선과 도시 환경 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다.
기획경제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박유진 의원은 그동안 생활 밀착형 정책과 도시 구조 개선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왔다. 이번 제안 역시 시민의 일상 불편에서 출발해 행정과 정책의 역할을 되짚는 의정 활동의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금연 이후의 도시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서울시 의회에서 공식적으로 던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